• 최종편집 2024-03-28(목)
 
성공회 이성호 신부.jpg▲ 성공회 이성호 신부
 
부산시 남구 감만동 미8군부대 정문 앞. 매주 월요일 오후 이곳에는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부산NCC) 산하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의 1인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이들이 1인 시위를 펼치는 이유는 ‘쥬피터 프로그램’ 때문이다. 쥬피터 프로그램은 연합주한미군 통합위협인식 프로그램(Joint United States Forces Korea Portal and Intergrated Threat Recognition, JUPITR)의 약자로, 생화학 위협에 대비해 병원균이나 독성을 조기에 탐지하고 종류를 확인해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전투력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독성물질을 발견하면 4~6시간 이내에 분석을 마치고 그 종류를 알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경기도 오산과 서울 용산, 전북 군산 등 3곳의 미군 기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작년 미군사령부가 공식적으로 주피터 프로젝트를 도입한다고 처음으로 밝힌 곳이 부산 감만동 미8군 부대라는 사실이다.
2016년 11월부터 실험기계 등이 반입된 것으로 알려진 쥬피터 프로그램은 최근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부산평통사)은 “주한미군은 주피터 프로그램 부산 반입, 배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산시는 주피터 프로그램 반입 저지에 책임있는 태도로 나설 것”을 주장했다. 부산NCC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최광섭 목사도 “부산은 2014년 국제 안전도시 인증을 받은 도시다. 그런 부산이 미군의 생화학전략 실험장이 될 위기”라며 부산이 가장 위험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NCC는 지난 9월4일부터 미8군 부대 정문 앞에서 ‘쥬피터 프로그램 저지(추방)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쳐오고 있다.
최광섭 목사.jpg▲ 최광섭 목사
 
 
안중덕 목사.jpg▲ 안중덕 목사
 
최병학.jpg▲ 최병학 목사
 
김경태 목사.jpg▲ 김경태 목사
 
얼마나 위험한가?
주피터 프로그램은 밀폐된 실험실에서 탄저, 페스트, 바실러스, 보톨리눔, 지카 등 여러 가지 세균 실험을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런 세균이 사고를 통해 유출되었을 때 그 파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탄저균은 호흡기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95%로 알려져 있고, 보톨리눔은 탄저균보다 10만배 독성이 강한 물질로, 수소폭탄보다 위력적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1979년 옛 소련 시절 스베르들롭스크에서 두 달 동안 약 2000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그 원인은 측정할 수도 없는 미량의 탄저균 포자가 공중에 살포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8부두에서 사고로 탄저균이 살포될 경우 350만 부산시민에게 상상할 수 없는 끔직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군측은 주피터 프로그램은 ‘북한의 세균무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프로그램이며, 생화학실험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안전요원을 항시 배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균전은 방어용과 공격용 구분이 모호하며, 탄저균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작년 5월 경기도 오산에는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되는 사고가 발생 한 바 있다. 미군은 새로 반입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유전자 분석 장비를 시연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탄저균 표본을 오산공군기지로 보냈다. 이 표본은 포자는 액체 1ml 분량으로 냉동 상태에서 3중으로 포장이 되어 민간 배송업체 페덱스를 통해 운송됐다. 미군이 사전 처리를 위해 해동하는 과정에서 미 국방부가 표본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오면서 표본을 폐기하고, 실험실을 제독했으며, 연구에 참여한 22명이 검진하고 예방약을 복용한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더 큰 문제는 불안과 공포”라며 “그동안 지역사회가 우려했던 원전 문제보다 더 큰 불안감과 공포감이 조성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7월 부산에서 발생한 가스사건 당시에도 한동안 그 배후로 ‘쥬피터 프로그램’이 의심을 받았을 정도로 우리사회는 이미 쥬피터 프로그램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최광섭 목사는 “많은 시민들이 쥬피터 프로그램에 대해 모르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이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많은 시민단체와 연합해서 쥬피터 프로그램을 부산시민에게 알리고,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곳의 구 의회가 쥬피터 프로그램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부산 감만 8부두에 어떤 장비가 들어와 있는지,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부산시 조차도 국방부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최 목사는 “정확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관심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우선이다. 이제라도 부산시와 관할 기구가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교계와 시민들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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