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이승연 목사.jpg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교역자들이 타 부서로 이동하거나 타 교회로 이임하는 일이 결정되는 게 대체로 10월부터 이루어진다. 이 시기에 각 교회마다 정책당회가 있고, 그 때 교육부서에 관한 여러 가지 정책과 인사 문제가 다루어진다. 교회학교에서 교역자 한사람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혹자는 교회학교 부서 교역자를 그 부서의 담임목회자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교역자가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가지고 헌신할 때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교회에서는 좋은 교역자를 찾을 수 없다고 어려워하고, 반면에 신학생들은 사역할 좋은 교회가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교회학교 전문 교역자를 양성하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필자는 광나루 장로회신학대학교의 기독교교육과 출신이지만 현재 우리 동기들 중 교회 교육 전문가로서 목회활동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했다고 해도 남자 졸업생의 경우에는 대개 담임목회를 하거나 담임목회를 꿈꾸고 있고, 여자 졸업생의 경우에는 40세가 넘어가면 교육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싶어도 활동할 교회를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목회자들이 교육전문가보다는 담임목회를 선호하는 것도 한몫을 한다. 그만큼 교육전문가가 교회 안에서 본인의 교육목회를 펼치기 쉽지 않고, 연령상 오랫동안 사역하기가 힘들다.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기독교교육과가 있는 서울의 현실이 이런 데, 부산에 있는 본 교단 신학교에는 학부에 기독교교육과 조차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양질의 기독교교육이 교회에서 펼쳐지는 것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물론 오늘날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어 온 것은 평신도들의 열정과 헌신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학력과 실력, 재력을 뛰어넘는 영력과 희생으로 무장한 교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교회가 부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변화된 사회에서는 교사와 교육지도자의 콜라보레이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담임목회자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 교육지도자의 전문성과 사명감,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어린 섬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교인 특히 부모들의 책임감과 동참이 한데 어우러질 때 다음세대의 부흥이라는 꽃이 필수 있을 것이다. 그중 교육지도자의 부분은 고양이 목에 달아야 할 또 다른 방울 중 하나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교회학교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러기 위해서 교단과 신학교 차원에서의 전문가 그룹을 적극적으로 양성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그렇게 양성된 지도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전문가가 공급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자생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각 교회의 평신도 지도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안을 생각해본다면 각 교회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교역자들이 현장에서의 교육방법과 경험을 나누는 교단이나 지역차원의 교회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교회학교 담당 교역자들이 SNS를 통해서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면 자료가 부족해서 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는 교회학교의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학교 담당 교역자들이 우리 부서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속한 교단과 지역의 모든 교회학교를 살린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는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각 교육 지도자가 이러한 연합과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회의 안정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일들은 개 교회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연대가 필요하다. 앞으로 계속해서 교육 지도자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일들, 그들이 직접 연대할 수 있도록 장을 형성하는 일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연대의 노력들이 여러 지역 교회들의 연합 활동 및 교단차원의 연구 활동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교회학교를 살린다]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