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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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금역 길가에서 여름에는 찰옥수수를 쪄서 팔고 겨울에는 국화빵을 구워 파는 집사님 부부가 있다. 두 분이 우리 교회 나오면서부터 제 식탁에 맛있 는 찰옥수수를 자주 공급해 주었다. 그래서 언젠가 가 봐야지, 가 봐야지 하면서도 못 가봤다. 정확한 위치도 몰라 분당 미금역을 지나치면서도 한 번도 못 들렀다.
그런데 한번은 근처 병원에 갈 일이 있어서 그곳을 찾아가봤다. 말로만 듣던 우리 교회 집사님의 노점을 찾아갔을 때 문득 가락동 개척교회 시절에 노점을 심방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곳에 가자 두 분이 깜짝 놀라며 너무 황송한 모습으로 대하시는 것이다. “목사님께서 어떻게 이 누추한 곳까지 오셨습니까?” 나는 두 분의 손을 잡고 인사 드렸다. “집사님, 진작 한 번 오고 싶었는데 이제 와서 죄송합니다. 꼭 들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노점에는 국화빵만 구워서 파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설교 CD와 새에덴교회 주보를 잔뜩 갖다 진열해 놓고 찾아오는 손님과 지나가는 사람에게 설교 CD와 주보를 주면서 전도를 하신다는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울컥하여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젖었다. 그래서 성대가 상하여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간절히 기도해 드렸다. 다른 손님들도 오고해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지만, 감격하며 돌아와야 했다.
집사님은 차타는 곳까지 따라와 최고의 예우를 갖추며 배웅인사를 하였다. 나는 집사님의 거친 손을 잡고 “집사님, 열심히 사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교회로 오는 길에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저에게 이런 성도를 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목양일념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더 투명한 목회를 하며 검소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교회로 돌아와서 그 분을 누가 전도했는가 알아 봤더니, 손성경권사님이 하셨다는 것이다. 손권사님은 우리 교회에서 할렐루야 아줌마일 뿐만 아니라 춤 잘 추기로 유명한 천사 같은 권사님이시다. 20년 이상 권사님을 겪어 봤지만 설교 시간에 가끔 졸기는 하시지만 단 한 번도 불평을 하거나 누구하고 다퉈본 적이 없는 분이시다.
그런데 손권사님이 이 분들을 전도하는 일은 순탄치가 않았다. 매일같이 노점을 찾아가셔서 새에덴교회 한 번 나와 보시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저씨, 예수 믿으세요. 우리 새에덴교회 한 번 와 보세요. 우리 교회 목사님은 세계적인 목사님이세요. 우리목사님 설교 한 번만 들어보세요.” 그러자 하루는 노점을 하시는 집사님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버렸는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권사님께서 한 달 동안 그 길을 다니지 않고 다른 길로 피해 다니셨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 달 후에 또 찾아가서 전도를 하셨다는 것이다. 결국 두 부부가 감동을 받고 전혀 생짜배기로 우리 교회에 나오시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은혜를 받고 몇 년 후 십일조를 하는 집사님이 되셨을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그 집사님 부부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전도를 하고 교회를 홍보했는지 모른다. 그곳에 찾아오는 목사님에게까지도 주보를 주면서 교회를 홍보했다고 한다. 그 부부야말로 미금역에서 축복의 통로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 오셔서 많은 복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화빵을 굽는 노점 집사님 부부를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아, 큰 기업 회장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축복의 통로자가 될 수 있구나. 비록 작은 노점이라 할지라도 거기서 주님을 왕으로 모시고 영업을 하며 복음을 전하면 그곳이 바로 축복의 진원이요, 통로가 되는구나. 그리고 그 진원은 사랑의 전도자 손성경권사님이 만들어 주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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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칼럼] 국화빵을 굽는 집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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