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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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좋은 소식입니다. 좋은 소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성서가 증언하는 바, 구속의 역사는 진공 상태가 아니라 특정한 시공간에서 발생합니다. 달리 말해 그것을 무엇이라 하던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든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변증이 생겨나고 필요하게 됩니다. ‘예수가 대답이다’는 슬로건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현실 진단과 동시에 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훑어보면, 대략 세 가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첫째, 이단 사상과의 대결, 둘째, 이교 사상과의 대결, 셋째, 제국 사상과의 대결입니다. 구약의 경우, 이단 사상은 우상 숭배, 이교 사상은 가나안 문화로의 순응, 제국은 애굽과 바벨론과의 대결입니다. 신약은 이단 사상은 유대적 율법주의, 이교 사상은 헬라적 영지주의, 제국 사상은 로마의 평화(Pax Romana)입니다. 이런 제반 사상과 문화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것이 성경적 신앙입니다. 
저는 이단과의 대결은 ‘진리’로, 이교와의 대결은 ‘논리’로, 제국과의 대결은 ‘윤리’라 명명하고자 합니다. 기독교를 내부로부터 변질시키려는 이단과의 싸움 통해 기독교 진리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이교의 도전, 예컨대, 오늘날의 경우 종교, 과학, 철학의 거센 도전에 기독교가 어떻게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응전할 것인지를 숙고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름지기 역사로부터 괴리된 추상적 실재가 아니라 출애굽과 십자가의 하나님입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선 세계와 세계에서의 하나님을 동시에 물어야 하고, 상호 비판적으로 그 상관관계를 해명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현대 사회를 종교라는 견지에서 ‘非종교적 사회’ ‘反종교적 사회’ ‘多종교적 사회’입니다. 그러니까 多종교는 진리, 非종교는 논리, 反종교는 윤리입니다. 
‘비종교적 사회’라 함은 종교성을 상실한 세속 사회를 일컫는 것으로 하나님을 믿지 않은 것을 자명하게 여깁니다. 이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의 도전입니다. 서구의 경우, 신은 자명한 것이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말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니체에 의하면 도덕의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으며, 라플라스에게 작업가설조차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세속 도시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종교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반종교적 사회’는 ‘반인간적 상황’을 뜻합니다. 인간이 인간 대접 받지 못하는 온갖 억압과 폭력적 질서를 말합니다. 이는 인간이 아닌 인간으로 처리되는 하나님의 형상들이 하나님을, 그리고 자신을 묻는 것입니다. 역으로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 신앙이 부자의 종교, 강자의 체계, 승자의 복음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반종교적이고 반인간적 사회에서 출애굽과 십자가의 하나님이 해방자요 구원자임을 증언해야 합니다. 
‘다종교적 사회’는 세계 종교들의 도전입니다. 다종교는 앞의 두 가지와 달리 믿는 많은 인간들이 기독교를 향해 던지는 물음입니다. 하나님의 궁극적이고 유일한 계시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독교 신앙에 타종교와 그들의 진리는 심각한 이의 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을 깡그리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종내는 전도할 것인지를 묻게 만듭니다. 다종교적 사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어떻게 유일회적(uniqueness)인가를 변증하는 것은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말씀의 반영입니다.(요 14:6)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 ?인도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수?(평단)에서 스탠리 존스는 길은 윤리, 진리는 철학, 생명은 종교라고 해석합니다.(322-27) “예수는 윤리이고 철학이며 종교입니다.” 예수는 진, 선, 미이고, 지, 정, 의입니다. 변증의 영구한 문제가 진리, 논리, 윤리이라면, 변증의 영원한 주제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에게 대답을 채근하는 문제는 진리, 논리, 윤리입니다. 그 해답은 의외로 간결합니다. 언제나 한 단어, 한 인격으로 돌아옵니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기독교 변증이 세상과 교회를 향해 해야 할 유일한 단 한 마디 대답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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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목사] 변증의 세 질문, 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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