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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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이 되면 바야흐로 부산은 축제의 도가니로 접어든다. ‘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 ‘자갈치축제’ 그리고 클라이맥스인 ‘크리스마스트리축제’로 이어진다. 이 모두가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져, 시민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담은 축제 하나가 더해지는데, 바로 『부산사회복지나눔대축제』이다. 
『부산사회복지나눔대축제』는 부산시민에게 ‘나눔’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고, 나눔의 즐거움을 체험하면서 나눔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복지계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이다. 원래 시작은 2010년, 『대한민국나눔대축제』의 일환으로 서울을 비롯한 4개 광역시에서 동시에 진행했는데, 이제는 전국 10개 지역으로 확대되어 지역 특성에 맞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은 광복로에 차 없는 거리로 해서 3일간 진행되었는데, 올해는 지역 청년문화의 중심으로 부산의 대학로라 불리는 동래 온천천 어울마당에서 『자몽(自夢) 페스티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시민의 나눔에 대한 의식과 복지욕구를 살피는 기회를 가졌다. 
『부산사회복지나눔대축제』는 부산사회복지협의회를 중심으로 18개 사회복지 직능단체, 공동모금회, 사회공헌기업 등 민간 중심으로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되는데, 지난해는 특별히 ‘부산, 나눔으로 소통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상충하고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양상은 각계각층과의 소통의 어려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소통이 세상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나눔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 간 사랑으로 소통하고, 이웃 간 대화로 소통하고, 세대 간 정(情)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문화 간 이해와 배려로 소통한다면 현재의 수많은 문제가 해결되면서 더 아름답고 행복한 도시, 부산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나눔대축제』는 무엇보다 홍보와 시민의 참여가 매우 중요한데, 타 지역처럼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올림픽 경기장이나 공원과 달리 접근성이 뛰어난 광복로에서 차 없는 거리로 진행하다보니 오가는 수많은 시민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 매년 수십만 명이 참여함으로써 전국에서 수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축제시즌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독특한 체험거리로 외국 블로그에도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인간다운 기본적인 삶을 누리고 살기 위해선 사회적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복지종사자로, 자원봉사자로, 후원자로 나름대로 일익을 담당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보다 안정적인 복지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복지사업의 지지자, 참여자의 확대를 의미하며 나눔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되었지만 70년대 전후로 우리네 생활 속에 ‘물 펌프’란 게 있었다. 우리나라에 수도가 들어오기 전 일부 가정이나 동네 우물가에 있던 손잡이를 위아래로 저어 지하수를 뽑아 올리는 기계다. 그런데 사용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단순히 손잡이만 움직여서 되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 해도 쉽게 물이 나오질 않는다. 물을 뽑아 올리기 위해선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먼저 펌프 안에 부어야 비로소 물길이 열려 물이 당겨 올라오는 것이다. 물을 마중 나간다고 해서 이를 ‘마중물’이라고들 불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눔으로 소통하는 모든 역할이야말로 바로 ‘마중물’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 나가는데 귀히 쓰일 많은 자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처음에 쓰이는, 그런 ‘마중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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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관장]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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