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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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찍 출근하여 QT말씀을 묵상하는데 그날 주어진 말씀은 레위기19:1~18 말씀이었다. 거룩한 백성으로 살면서 가져야 할 의무 중 윤리적 의무, 말씀 속에서는 이웃에 대한 배려, 품꾼의 삯에 대한 정확한 지불, 장애인과 소외된 자를 돌아보는 일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날 내게 주신 마음은 인간이 오만한 핵 기술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많은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핵, 원전 이런 것들로 부터 생명존중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 이것이 거룩한 백성의 윤리적 의무라고 맘에 새기었다. 
고리1호기 폐쇄 결정 이후 1년이 경과한 지난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에 9, 10번째 원전인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승인하였다.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이 신규핵발전소를 늘리는 것의 명분이 될 수 없음에도 정부는 2035년까지 13기의 신규 원전을 준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경고라도 하듯이 7월 울산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에 이어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1,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역대 최강 지진 발생으로 원전에 대해 관심이 없던 시민들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억하며 고리지역 세계최대 원전단지의 위험성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YWCA는 후쿠시마 참사를 통해 핵으로 인한 YWCA의 생명존중 가치와 부합하는 탈핵에 뛰어들었다. 2011년부터 부산YWCA에서 시작된 탈핵을 향한 움직임은 한국YWCA 중점운동으로 확산되었다. 핵 없는 세상을 실현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일임을 믿기에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녹색 미래를 위해 탈핵운동을 해 올 수 있었다. 
수명을 다하고도 8년을 연장하고, 또 연장하려는 고리1호기의 폐쇄를 1차적인 탈핵운동의 목표를 세우고 2015년 1월부터 준비하여 부산YWCA는 고리1호기 폐쇄 가치에 동의하는 각 단체(121개)들을 결속시켜 ‘고리1호기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를 조직, 결성했다. 부산YWCA는 상임공동대표, 공동집행위원장, 사무국을 맡아 활약하면서 민관 협력은 물론, 여야 정치권과의 긴밀한 조율, 언론을 통한 시민들의 권리와 정확한 정보 제공이 용이하도록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우공이산의 기적으로 고리1호기 폐쇄라는 부산시민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행정절차가 이미 완료 된 신고리 5,6호기 건설승인 백지화는 고리1호기 폐쇄만큼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고 긴 호흡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진을 통해 정확히 드러난 건설승인에 대한 많은 문제점(동일부지 다수호기 위험성 평가 부재, 경주지진의 진앙 활동성 단층 평가배제, 역사지진의 의도적 축소로 인한 최대지진평가 오류 등)과 그동안 관심조차 갖지 않던 많은 정치인들이 경주지진을 통해 관심표명과 구체적인 활동, 의견제시 등으로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건설승인 원인무효라는 큰 선물을 받을 수 도 있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지난 9월 29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부산범시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핵 밀집도 세계1위인 한국의 핵발전소 상황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탈핵, 탈원전이 우리 삶에 절박하게 필요함을 공감하여 노후 핵발전소 가동 중지와 안전점검을 재실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이제 그만하고, 우리 사회가 재생가능한 대안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수립하도록 함께 힘을 모으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일상생활의 작은 영역에서부터-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 뽑기, 냉동식품 먹지 않기, 전기밥솥 사용 줄이기, 멀티 탭 사용하기, 소형태양광 발전기 사용하기 등 에너지 다이어트도 실천하고 생활의 불편함을 선택하는 작은 실천 운동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힘을 모으고 연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것,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회복하는 것, 이 시대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사명이라 여기며 탈핵, 탈원전을 향하여 한 발짝 더 깊이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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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심 사무총장] 거룩한 백성의 삶, 윤리적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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