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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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스코틀랜드 언약도와 영국 청교도들의 신앙을 연구하기 위해 유적지를 답사한 적이 있다. 물론 책을 통해서 그들의 신앙을 연구할 수도 있겠지만, 역사적 체취와 흔적들을 보면서 더 실감나게 공부하기 위해서 갔다. 역시 그리스도의 왕권 신앙을 사수하기 위하여서 지붕 없는 감옥에서 고초 당하면서 죽기까지 했던 언약도들의 순결한 신앙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는 청교도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국교도에 반대해서 야외에서 천막교회를 하면서까지 신앙의 경건과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지켰던 복음의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런데 그 못지않게 또 하나 충격 받은 것은 문 닫는 교회들이 너무나 눈에 많이 띈 것이다. 어느 교회는 백화점이 되고, 술집에 팔리고, 댄스홀로 바뀌어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회교 사원으로 팔리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스코틀랜드가 어떤 곳인가. 피로 물든 언약도의 신앙이 서려 있는 곳이며 전 세계 장로교회의 본산이 아닌가. 영국도 마찬가지다. 저 푸른 바다를 넘어 낯선 이방의 땅, 조선에 복음을 전하여 준 순교자,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하였던 교회마저도 텅 빈 건물과 교회를 지키는 사람 밖에 없는 것을 보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영국 교회가 미래의 부흥을 위한 다음 세대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영적 황무지요, 피폐한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이것은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60-70년대만 해도 교회마다 장년 성도보다는 주일학생들이 오히려 더 많았다. 그 때 주일학교에서 말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아이들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이룬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 모습은 어떤가. 90년대를 지나면서 주일학교 학생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중고등부나 청년들이 많은가? 그렇지도 않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것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목회자의 안목의 문제다. 미래 목회에 대한 대안이 부족하니까 다음세대를 향한 관심과 투자를 하지 않는다. 우선 당장 도움이 되는 장년 교육과 전도에만 관심을 갖는다. 둘째, 한국교회의 미래 문제이다. 이대로 20-30년이 흘러간다고 생각해보자. 한국교회도 고령화되고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아니, 50-60년이 지나간다면, 한국교회도 영국교회를 닮아가지 않으란 법이 어디 있는가. 성경에도 보면 여호수아 시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잘 섬겼지만 여호수아와 장로들이 죽고 나자 다음 세대들이 하나님을 모르고 우상들을 섬겼다고 하지 않는가.(삿2:7-10) 이것은 여호수아 세대를 칭찬한 것이 아니라 역설적 견책의 말씀이다. 
그렇다. 한국교회가 미래에도 세계 교회의 등불이 되어 선교의 주도권을 잡고 복음의 빛을 비추려면 반드시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와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가 현재의 명예와 위용, 목회자의 명성에만 만족한다면 미래의 희망은 없다. 다음세대를 생각하지 않는 목회, 미래에 대한 대안이 없는 오늘의 현실은 방황하는 별과 같다. 그러나 방황하는 별은 길을 물어야 한다. 그 물음의 해답은 다음세대를 준비하고 세우는 것이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 방황하는 별들이 길을 찾고 눈부신 아침을 맞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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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칼럼] 방황하는 별들은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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