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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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TV에서 탈북민들을 보는 것 또한 어렵지 않게 됐다. 통일한국의 염원이 한국 사회에 퍼지고 있지만 그래도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히 남아있다. 얼마 전 인권위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탈북민 25%가 차별과 무시를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부산에 탈북민의 안정적인 남한 정착을 돕고 통일한국의 시대를 준비하는 기관이 있다.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통일한국의 소망이 될 탈북민청소년을 기독인재로 양성하는 대안학교, 부산 장대현학교다. 그동안 서울, 경기지역에 편중됐던 탈북민청소년 대안학교가 2014년 부산에서 개교하면서 영호남지역 최초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게 됐다.
 
하나님이 주신 일,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부산장대현학교는 교장인 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임창호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임창호 교수가 2006년 미국에서의 목회를 마치고 고신대학교 교수로 한국에 들어오면서 미국에서 했던 북한과 탈북자들을 위한 통곡기도회의 한국대표를 맡게 됐다. 한국에서 사직동교회 협동목사로 섬기면서 탈북자들을 상담하기 시작했고, 주일을 온전히 탈북민들을 위한 시간으로 섬겼다. 2007년 1월 한 식당을 빌려 첫 예배를 드리게 됐는데 이것이 탈북민 교회, 장대현교회의 첫 예배였다. 자녀교육은 전 세계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장대현교회의 교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임창호 교수는 “약 30%의 탈북민청소년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학교를 안 가는 아이들도 생긴다. 일반학교는 물론 대안학교도 적응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 부모의 고충을 들으면서 자녀교육의 절실함을 알았다. 고민 끝에 재단을 만들고 학교를 만들어야겠다고 싶어 주위에 말을 하고 다녔다. 그때, 뜻있는 분이 10억이 넘는 4층 건물을 기증해주셨다.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구조 변경을 하고 통일부 소속 법인을 만들어 2013년 말에 학생들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학교를 시작하면서 3억이라는 돈이 들었고, 임 교수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면서 준비했다. 학교 운영을 위해 우선적으로 교사가 필요했다. 장대현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자격증 소지자로 교사 경험이 있는 기독교인, 북한과 통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자격에 충족하는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임창호 교수는 옛 제자가 떠올라 그에게 연락을 했고 흔쾌히 응해준 제자는 동료 교사와 함께 장대현학교로 와주었다. 임 교수는 “영어교사도 필요했다. 그때 학교 고문으로 계신 분이 딸이 얼마 전 미국에서 왔는데 탈북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소개를 해주셨다. 그렇게 교사들이 한둘씩 채워졌다. 여러 곳의 도움이 있었다. 학교에 대해 듣게 된 디자인 회사 사장님의 재능기부로 학교 로고와 교복 등이 제작됐고, 한예종 교수님의 제의로 설립 후원음악회도 개최했다. 우리 교회 교인들은 나를 믿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교복과 신발을 후원해주신 분, 학교 카페를 열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분 등 그분들 덕분에 그렇게 3억이라는 돈이 채워졌고 2014년 3월 13일 학교를 개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탈북학생 전담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장대현학교는 2014년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탈북학생 전담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 임창호 교수는 학교 인가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100% 교사자격증이 있는 교사들과 눈높이에 맞는 교육, 그리고 커리큘럼을 꼽았다.
장대현학교는 기독교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으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법을 체득케 하고, 통일한국을 위한 기독인재로서 세계 인류평화를 위한 국제 감각과 능력 함양 고취를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 중등과정으로 기숙이라는 공동체 생활 경험을 통한 전인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원어민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기숙생활을 하면서 국제적 감각을 키우고, 또 풀타임 전임교사와 파트타임 교사들이 탈북청소년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면서 치유적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으로는 보통교과, 대안(특성화)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토요프로그램으로 나눠, 일반교과수업, 특성화수업, 영성수업, 체험학습 및 해외 이동식 수업, 통일수업,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활동 등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통일을 준비하는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재학생 전원 장학생제도를 실시,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통일시대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와 구청에서 후원금이 지급되고 있고, 올해부터 교생 실습이 가능한 학교가 됐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국무부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장대현학교를 사례로 강연해달라는 요청들이 많다. 이번 1월 중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에서 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라는 임창호 교수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이 기적의 연속이다. 부산에서 5번째로 인가받은 대안학교다. 2년밖에 안 된 학교지만, 이 시대에 필요한 좋은 사역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교는 100% 시민운동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30여 교회가 장대현학교를 돕고 있다. 
 
내적 회복을 위한 눈높이 맞춤교육
장대현학교가 무엇보다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의 내적치유다. 다른 학습 능력보다 내적치유, 자존감 회복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들이 같이 기숙생활을 하면서 신앙과 눈높이 교육으로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학생수가 18명인데 자원봉사자는 50여명이다. 그만큼 학생 한명 한명을 더 집중할 수 있다. 집중된 교육과 치유를 받은 아이들은 내적인 회복과 학업에서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8명의 아이들이 각종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2015년에 브니엘고등학교와의 협약으로 한 달에 한 번, 두 학교의 아이들이 함께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지역의 각 교회 중고등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남한의 아이들과 자연스러운 사귐을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임창호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들, 탈북한 사람들을 남한에서 가장 밑바닥 계층이라고 생각한다. 탈북한 부모, 그들 스스로 탈북을 하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고, 한국에 와서도 그렇다. 이 아이들을 회복시켜 한국 사회에 적응시키는 것이 학교가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장대현학교에는 좀 특별한 학생이 있다. 임 교수는 “유일한 남한 출신 여학생이 있다. 특별한 케이스다”면서 “그만큼 입학할 때 조건이 있다. 이 아이가 남한의 대표 친구가 된다. 그래서 책임감이 필요하다. 북한과 통일에 대한 관심, 그리고 편견없이 탈북한 친구들을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창호 교수는 장대현학교의 학생들이 통일한국시대 복음의 전도사라고 표현했다. “학생들은 각자 사명이 있다. 통일이 됐을 때, 탈북 했던 이 아이들이 본인들의 사명을 가지고 다시 북한에 갈 것이다. 통일이 가까이 왔다. UN을 비롯한 전 세계가 북한과 통일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그 당사자다. 왜 교회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살아남으면서 다시 위로 올라 갈 수 있었다. 통일도 부산에서 시작되어 위로 올라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은 꿈나무다. 부산과 경남 일대의 교회들이 통일을 준비하는 이 일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꼭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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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부산 장대현학교에서 통일한국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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