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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시작은 상호존중에서
2019/09/10 12: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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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로 풀어 보는 과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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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로 풀어 보는 과학과 신학
- 철학자와 과학자가 존재와 진리를 말한다 -
작년에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베리타스(진리)포럼의 강연내용을 보완하여 올해 출간되었다. 1992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진리를 중심주제로 삼아 시작된 포럼을 모델로 고려대 기독교수회가 중심이 되고 조영헌교수가 실무를 맡아 설립한 한국베리스타포럼의 첫 결과물이다. 당시 수백 명 청중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는 한국교회의 척박한 지적풍토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인 과학자 우종학교수, 철학자 강영안교수는 최근의 천체물리학이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으로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저자소개
∥강영안: 현재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와 미국 칼빈신학대학원 철학신학 교수로 재학 중이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칸트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 저서로는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어떻게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 《강교수의 철학이야기》 등 다수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대한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 우종학: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블랙홀과 은하 진화의 천문학자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산타 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UCLA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NASA로부터 젊은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허블 펠로십과 한국천문학회가 중견연구자에게 주는 학술상을 받았다. 천체물리학저널 등 국제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저명한 학자이다. 학술단체인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를 설립하여 과학과 신학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는 크리스천 과학자이다.
복있는 사람, 2019. 13,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믿는다는 것》 / 강영안 저 / 복있는 사람
《종교전쟁》 / 장대익, 신재식, 김윤성 / 사이언스북스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 우종학 저 / 새물결플러스
《신을 모르는 시대의 하나님》 / 강영안 저 / IVP
 
대화의 시작은 상호존중에서
- 질문을 허용하는 교회의 환경 필요 -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noname02.jpg▲ ■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허블망원경이 찍은 안드로메다성운(사진출처:네이버)
 
차이의 인정에서 출발
“기독교가 무신론에 비하여 훨씬 설명력이 크다는 신학자 맥그래스의 말을 빌리면, 과학의 서사가 있고 종교의 서사가 있습니다. 두 서사를 독립적으로 읽어야지 둘을 섞으면 두 서사가 모두 망가집니다.”

질문할 수 없는 풍토가 고립자초
김길구 작년 고려대에서 개최된 포럼실황을 인터넷을 통하여 본적이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현장의 뜨거웠던 열기가 떠올랐습니다. 포럼의 첫 주제로 ‘창조와 진화’의 문제를 꺼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김형기 그만큼 이 주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김현호 교인들은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이중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어요.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치는데 교실에서는 진화론이 진리이지요. 여기에 토를 달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구요.
김길구 비단 과학의 문제만이 아니지요. 성서는 사랑과 나눔을 얘기하지만 사회는 승자가 독식하는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는 교회 안이라고 예외가 아니지요.
김형기 요즘 국제관계를 보세요. 전입가경입니다. TV를 틀기가 무서워졌어요.
김현호 그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교회도 있어요. 질문을 허용치 않으니까요. 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믿기만 하라는 풍토가 있잖아요. 그러니 교인들은 교회 안으로 그들만의 천국을 만들어 갈 수 밖에 없어요. 그 결과 마치 갈리파고스 섬처럼 고립되지요.
김형기 그래서 교인들은 존재니 진리니 하는 거대담론에 무관심해져요. 논리가 막히니 감성팔이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궁색해 보이는 교인들에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어깨를 당당히 펴라고 말합니다.
김현호 이 책의 제목이 ‘대화’입니다. 숨지 말고 맞장 서서 얘기해보자는 것입니다.

우주의 5가지 특성
김길구 본문으로 들어가 볼까요. 천문학자 우종학, 철학자 강영안 두 분의 글을 읽으면 우선 글들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서 진지한 주제임에도 지루함 없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첫 번째 주제가 <우주가 던지는 질문>으로 우교수의 주장을 들어보죠.
김현호 인류가 지난 한세기 동안 과학의 발달로 이해하게 된 우주의 5가지 특성인 시공간의 광대함과 경이로움, 우주의 수학적 특성, 우주의 우발성과 지성의 출현, 인간의 이성과 수학적 우주의 공명, 끝으로 우주의 특별한 역사에 대하여 말합니다.
김형기 우교수는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즈의 《6개의 숫자》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6가지의 상수, 이를테면 원자 간 결합력이 너무 컸다면 수소가 다 없어져서 물의 생성이 불가능 했다는 등의 상수가 있어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졌고, 인류의 탄생이 가능했다며 이것이 우주의 특별한 역사라고 말하지요.
김길구 우연 같은데 우연이 아닌 필연? ‘우주를 마치 누군가가 그렇게 세밀하게 조정한 것 같이 보인다고 해서 미세조정 우주(fine-tuned universe)라고 하는데, 마치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우주가 준비해 온 것처럼 보이는 우주를 과학철학자들은 ‘인류원리’ 혹은 ‘인간원리’ 라고 한다’는 대목이 가슴에 와 닿아요.
김형기 과학은 경험의 세계를 파악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지금의 진리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잠정적이고 가변적’임을 알아야 해요. 과학은 그동안의 많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학이 답할 수 없는 많은 질문에 직면해 있습니다.
김현호 아인슈타인의 고백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종교심을 이루는 것은 우리의 나약하고 힘없는 정신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무한히 우월한 영을 향한 겸손한 감탄이다’며 ‘과학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 뿐 당위를 알아낼 수 없다’며 과학의 영역 밖에서는 온갖 종류의 가치 판단이 여전히 필요함을 말합니다.
김길구 우교수는 앞에서 언급한 우주의 5가지 특성에 대하여 과학주의 무신론의 입장을 비판하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이에 대해 오히려 기독교가 더 많은 답을 준다고 말합니다.
김형기 예를 들면 우주의 수학적 특성에 대하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해서 질서 있게 운행되는 수학적 특성을 갖는 우주를 파악할 수 있는 이성을 가졌고, 그래서 우주의 수학적 특성과 인간의 이성은 서로 공명한다’고 변증하지요.
김현호 우교수는 결론적으로 기독교신앙은 과학과 대립하지 않다며, 신에 대한 믿음은 과학으로 증명되어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으로 경험한 우주와 잘 들어맞는다고 주장합니다.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
김길구 다음으로 왜 무엇이 없지 않고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 즉 존재론에 대한 얘기입니다.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 강영안 교수의 주제에 대하여 얘기해 보죠.
김현호  강교수는 이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인 반실재론, 자연주의, 유신론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입장인 반실재론은 세계가 보여주는 구조와 성질은 그 자체로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이성이나 상상의 산물이라는 주장으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인간주의’라고도 하는데, 존재하는 것들이 과연 인간의 상상력과 지성, 인간 정신의 산물인가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지적합니다.
김형기 두 번째 입장은 자연주의인데요. 자연주의도 갈래가 많지만 여기서는 철학적 자연주의로 신과 같은 존재는 없으며 존재하는 것은 오직 자연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물질적이고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 자연 밖에 없기에 결론적으로 유물론과 무신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김길구 왜 무엇이 없지 않고 오히려 존재하느냐의 질문은 존재의 기원뿐 아니라 존재의 목적, 존재의 의미와 연관된 물음이기도 한데, 유신론적 답변은 삼위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삶의 목적과 방식이 있어 이 모든 물음의 답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
김길구 제3부는 두 연사의 토론시간인데요. 토론을 보고 느낀 점 한 가지씩 얘기해 주시죠?
김형기 처음엔 진부한 주제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강연과 토론의 수준을 보고 제 말을 철회했어요. ‘나는 천문학의 제사장이다’라는 케풀러의 말대로 평신도들이 재능과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영역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확인했지요. 저명한 천체물리학자가 과학을 넘어 신학과 철학의 범주를 넘나들며 대학자와 대화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의 기독교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현호 패러다임으로 유명한 쿤은 과학활동을 이른바 ‘정상과학’안에서 주어진 퍼즐들을 풀어나가기에 비유했지만 포퍼는 과학활동을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으로 이해했어요. 과거 교회사에서 저지른 갈릴레이나 원숭이 재판 등을 되풀이 않기 위해서도 과학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대화했으면 좋겠네요.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는 말이 떠오른 독서였습니다.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제임스 앨런 외 《종교개혁의 5대원리》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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