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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살린다] 부활절에 떠나는 성지순례
2019/04/19 11: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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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목사.jpg
 
십여년 전 목사 안수 받은 지 얼마 안 된 초짜 목사 부부는 각자 사역하는 교회에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30대 초반에 첫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어린 두 아들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부활주일 그 다음날 월요일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탔다. 어렵게 마련된 귀한 성지순례길이 참으로 설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성지순례라고 하면 연령대가 대부분 5, 60대였고 그중에는 팔순을 바라보는 어르신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삼고 오신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80여명의 순례객 중에서 30대는 단 네 명 뿐이었고, 그중 우리 부부가 50%를 차지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첫 성지 순례길은 참으로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예수님이 피하셨던 이집트부터 시작해서 홍해를 지나 출애굽의 시내산, 남쪽의 네게브 광야와 사해, 예루살렘, 나사렛, 갈릴리, 그리고 모세의 마지막을 경험해본 비스가산까지 성지의 모든 곳이 마치 성경을 펼쳐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수님이 잡히셔서 끌려가셨던 골고다 언덕길은 아직도 이천 년 전 그 보도블록이 깔려있고, 겟세마네 동산에 있는 한 커다란 올리브나무도 예수님 당시의 나무라는 설명을 들으니 더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갈릴리 호숫가와 그 위에 펼쳐진 드넓은 잔디밭을 보니 마치 예수님이 오병이어 기적을 일으키신 장면이 떠오르는 듯 했다. 그래서일까 십여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제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 같이 성지의 곳곳이 눈앞에 생생하다. 그만큼 경험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성지를 다녀온 후 성지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에서 울려나는 찬송이 있었다.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였다. 그중에서도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라는 후렴구가 계속 마음속에서 흘러나왔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필자가 깨달은 가장 큰 바는 찬양의 가사처럼 직접 성지순례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모든 곳이 우리에게는 성지이자 하나님 나라이고, 그래서 우리 일상의 모든 일들이 성지순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다음세대들에게 매주일을 성지순례와 같은 강렬한 경험과 배움의 시간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해마다 부활절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미니 성지순례를 하는 활동을 실시하였다. 예를 들면, 사순절 기간 동안에 미리 아이들이 ‘예수님이 잡히시기 전 일주일’의 그림을 직접 색칠하여 작품처럼 만들어 준비한다. 그리고 고난주간에 이 그림들을 간략한 설명과 함께 길을 따라 간격을 두고 전시를 해놓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마치 전시회를 참여하듯이 또는 성지순례를 하듯이 순서대로 붙여진 자신들의 그림을 따라 침묵으로 그 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마지막 사역을 돌아보는 것이다. 여기에 각 장소와 매칭 된 그림을 맡은 교사는 마치 여행가이드나 큐레이터처럼 그 장소와 그림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주고 다음 그림으로 보내준다. 여기에 덧붙여서 마지막에는 커다란 나무십자가와 가시면류관, 커다란 세 개의 못이 있는 방에서 침묵으로 예수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고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부활절에는 빈 무덤을 전시해놓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색칠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특별히 더 관심을 가졌고, 마치 여행을 하듯이 움직이며 주체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였다. 또한 많은 말보다 침묵으로 묵상하는 것이 큰 가르침의 공간이 되기도 했다. 오늘날 다음세대들에게 부활절과 성경은 그저 먼 옛날 이야기로 지나갈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만큼 강렬한 사건은 없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한 공생애 기간 동안의 여러 가지 경험들, 그중에서도 십자가와 부활을 경험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되었다. 그야말로 제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만큼 예수님은 각인되는 강한 체험을 통해 신앙의 성장과 제자의 능력을 부여해주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절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이 강렬한 사건이 우리의 다음세대들의 강렬한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십자가와 부활을 체험할 수 있는 믿음의 여정을 선물하면 어떨까? 그렇게 준비된 의미 있고 즐거운 체험이 부활절 교회에서 일어나는 행복한 성지순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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