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이병수교수(신규).png
 
1. 서론: 저출산으로 한국인 줄어들어
서울대 조용태·전광희 교수팀이 2005년 보건복지부 의뢰로 시행해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심각한 저출산의 영향으로 한국인 인구는 오는 2050년 3,400만명을 시작으로 2100년 1,000만명, 2200년 80만명, 2300년 6만명으로 감소한 후 2305년에는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인의 출산율을 1.10으로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됐다.
하지만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출산율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지난 2·4분기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97명을 기록,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을 밑돈 셈이다. 조용태 교수팀 연구 결과에 출산율을 1.10에서 0.97로 가정하면 한국인의 멸종 시기는 2305년보다 훨씬 빨라져 대한민국 인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이미 2006년에 최우선 소멸 국가 1호로 한국을 꼽았을 정도다.
 
2. 증가하는 다문화 인구 비중
우리나라의 출생률이 이처럼 저조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힘을 잃고 있지만 한국인은 여전히 이방인에 대해 배타적이다. 특히 방글라데시, 미얀마, 캄보디아 및 베트남 등 우리나라보다 경제상황이 뒤처지는 국가 출신의 다문화가족에 대해서는 더욱 심하다. 한국인의 혈통인 ‘우리’와 다른 나라 부모와 피가 섞인 ‘그들’과 선을 그으면서 차별을 시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는 한 현재의 출산율로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지탱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이 2015년에 내놓은 대한민국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 사회의 다문화 인구 비중은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민(2016년 11월 기준) 규모가 176만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3.4%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불과 30년 후에 10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계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주민이 176만명이라는 것은 대전광역시 인구와 비슷할 정도로 현재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또 앞으로 외국인 비중이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다문화 인구와 가정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사회는 경기침체 우려와 노동시장의 위축으로 반(反)다문화 정서가 강해지고 있어 사회 문제로 커질 우려도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초·중·고 학생들은 10만 명이 줄어들었는데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들은 12,000명이 증가했다. 최근 대한민국 인구감소의 영향으로 대학마다 대학생 모집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대규모로 모집하고 있다. 한류의 열품에 맞물려 많은 동남아시아 학생들이 한국대학에 몰려오고 있다. 고신대학교도 베트남 학생을 40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고 부산외대도 외국인 학생이 현재 1200명인데 앞으로 3000명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려대는 외국인 유학생이 약 6000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앞으로 그 외국인 학생들이 정식ㅍ학생으로 등록하면 총학생회장 선출하는데도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한 다문화 이해교육이 각 대학과 초중고 교육에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다문화 시대에 도달한 시점에서 성경적 다문화 이해와 그들을 향한 선교적 훈련이 꼭 필요하다. 필자는 학교에서 다문화 이해와 선교라는 강의를 학생들에게 하는데 그들이 한 학기 그 강의를 듣고 난 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많이 바뀌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3. 대한민국도 다문화 화약고가 될 수도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역시 다문화 가족과 가정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로 언제든지 문화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2015년에 실시한 다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0명 중 31명은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또 문화 개방성 등을 산출해 계산한 한국인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53.95점에 그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의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인과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인구 증가라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문화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2008년에 다문화가족 지원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뒤처져 있다는 진단이다.
 
박성춘 서울대 교수는 “한국에서 만약 사회적 갈등이 벌어진다면 갈등의 진원지는 다문화인과 토종 한국인 간의 갈등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한국의 다문화 인구 증가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황인데도 국민들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런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다문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내국인의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다문화 이해 교육을 강조한다. 다문화 가족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점은 차별과 편견이다. 따라서 성경에 기초한 다문화 이해 교육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4. 다문화 가족 관련 비극적 사례들
지난 해 말 인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동료 학생 4명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학생이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그의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된 점에 비추어 폭행을 피하려다가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슴 아픈 것은 희생자가 러시아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문화 가정 자녀로 또래 학생들에게 지속적 놀림, 따돌림, 괴롭힘과 집단 폭행을 당하며 힘든 삶을 살다가 결국 살해당했던 것이다.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를 둔 모델 한현민 군이 최근 다문화 가정 중학생 사건 후 방송과 인터뷰 중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이렇게 고백했다. 주변사람이 자기에게 “까만 사람이 짜장면 먹고 있네”, “너 피 무슨 색이야?” 친구 엄마가 와서 “저애랑 놀지 마”.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은 우리 사회에 아직 여전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10대 아동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소외와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런 인종차별과 편견 가운데 발생한 극단적 사건이 오래되었지만「말해요, 찬드라」라는 책에서 밝혀진 실화다. 1993년 네팔 여성 찬드라 구릉은 어느 날 행색이 초라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경찰에게 신고를 당했다. 내용은 찬드라는 자기가 일하는 근처 어느 식당에서 밥을 사먹고 밥값을 내려고 보니까 주머니에 있던 돈이 없었던 것이다. 그 음식점 주인이 몇 천원 되지 않는 음식 값을 못 받았다고 해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찬드라 씨가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인데 정신병자 헛소리로 생각하고 경찰은 그를 1종 행려병자로 처리해 정신병원으로 보내버렸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나는 네팔사람이에요’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라고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강제투약을 당했다고 한다. 그렇게 갇힌 세월이 6년 4개월이었다. 한 신실한 의사에 의해 그녀가 네팔여성이라는 것을 알고 풀려났지만 보상금은 2860만원이었다. 찬드라 씨의 경우는 지독한 무관심과 인종차별이 낳은 참극이다.
찬드라 씨의 경우만 아니다. 인도네시아 이주 여성의 고백이다. 시장가면 할머니들이 그녀에게 ‘어디서 왔어?’, ‘인도네시아서 왔어요’ 그러면 ‘왜 한국 왔어? 거기는 남자가 없어?’. 그리고 ’돈 얼마 받고 왔느냐‘라고 묻는다고 한다. “성행위를 할 때 구타하고 필리핀 여성을 돼지 취급하는 한국 사람만 만나면 무서워요”라고 필리핀 여성은 절규한다.
다문화 사회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다문화 이해에 대한 내국인의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초·중·고·대학생 및 학부모와 심지어 앞의 사례와 같이 할머니·할아버지에게도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사람을 바꿀 수 있다. 이 교육을 통해 성공적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다문화 사회의 성공적 정착에서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사가 어떻게 다문화 학생들을 대하느냐에 따라서 교육받는 아이들이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학교생활의 애로 사항 중 1위로 ‘교사의 다문화 이해 부족’을 지적할 만큼 교육자들의 다문화적 소양에 문제가 있는 곳이 교육의 현장이라고 한다. 이것이 인천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사망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5.결론
글로벌 시대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싫든 좋든 다문화사회는 필연이 됐다. 최근 교육개발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자녀수는 12만 2212명으로 전체 학생 563만 3725명의 2.1%에 달했다. 취학 전 어린이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한 학급의 3분의1가량이 다문화 자녀인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은 주변의 편견 속에서 정체성 혼란과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다문화 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는 약 20%가 중도탈락을 한다고 한다.
인천 다문화 가정 청소년 사망 사건을 보면서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이런 비극적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다문화 이해 교육이 필요하고 교회의 성도들에게 성경적 다문화 이해와 선교적 교육과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 및 서구 선교사 추방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반면에 한국으로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 근로자 및 이주여성들이 몰려오고 있다. 하나님께서 놀라운 영적 추수를 위해서 그들을 한국에 보내셨다. 이것을 위해 한손에는 성경을 다른 손에는 그들의 문화이해로 세계선교 및 디아스포라 선교를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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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 다문화 사회, 다문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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