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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그리스도인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18/11/26 16: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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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입대를 거부하거나 입대해서도 집총을 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와 같이 모병제가 아닌 의무병제도하에서는 신체적인 결격사유나 합법적인 면제 사유 이외에는 누구나 다 공평하게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군 생활이 힘들다고 해서 이런 저런 탈법을 통해서 병역의 의무를 기피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처벌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양심적인 이유에서 병역을 거부할 경우는 이제 이런 범법자로 대우하지 않겠다는 판결이다.
우리나라 개신교는 대체로 이 문제에 있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로 처벌을 받은 자들 대부분이 여호와증인이며, 그러기에 이를 허용하는 것이 이단 활동의 길을 열어줄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그런 염려가 충분히 일리가 있지만, 우리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보다 본질적인 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전쟁의 문제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전쟁이 이어져 왔고 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죽임을 당해야 했다. 그 전쟁들은 철저한 명령과 복종의 체계 속에 있는 군인들에 의해서 치러졌기에 사실상 군인들 모두는 승자나 패자할 것 없이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들이라 할 수 있다.
그 많은 전쟁 중 꼭 해야만 했던 정당한 전쟁은 얼마나 될까? 전쟁을 시작하는 정치권력자들은 다 나름대로 전쟁의 정당성을 선전한다. 심지어 과거 서양의 기독교국가에서는 이 전쟁이 하나님이 허락한 “거룩한 전쟁”이라고 하면서 국민들을 호도했다. 그러나 역사가들은 대부분의 전쟁이 불필요한 전쟁, 해서는 안 되는 전쟁이었다고 평가한다.
근대 역사에서 병역에 대한 거부운동은 먼저 프랑스혁명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가장 강하게 일어난 곳은 2차 대전 이후 독일이었다. 독일의 젊은이들은 1, 2차 세계 대전 속에서 누구보다도 극심한 혼란을 경험해야 했다.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으나, 전쟁 후 돌아온 것은 인류와 역사의 죄인이라는 낙인이었다. 교회는 이러한 전쟁들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면서 참전을 독려했고, 군목들은 출정하는 군인들을 위해서 예배와 축도를 드렸는데, 패전 이후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때의 혼란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독일 내에 재무장이 진행되고 나아가 핵무기 배치로 인해서 또 다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다. 이때 일부 청년들이 일어나 “다시 총을 들고 그릇된 전쟁의 앞잡이 노릇할 수 없다”며 병역을 거부했다. 가톨릭과는 달리 독일 개신교총회는(EKD) 일찌감치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입법화에 입김을 넣었다. 많은 논란과 진통이 있었으나 1956년 병역법 속에 양심적인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법이 통과되었고, 그 이후로 이러한 자들은 일반 병역의무자보다 좀 더 길게 일종의 시민봉사자로 근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어떤 사회든 전쟁 자체를 양심 속에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그들이 반드시 틀린 것만이 아님을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신앙의 관점에서도 이런 문제를 너무 성경적이다 비성경적이다 라고 단순화시킬 수 없다. 그리스도인의 적극적인 병역참여는 밀라노칙령이 있은 지 한참 후 서로마가 침공을 받고 위태로울 때에 어거스틴의 가르침에 의해서 권해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리스도인들은 군인이나 전쟁이라는 것 자체에 소극적이었으며 특별히 고대 교부였던 터툴리안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과 아울러 주님이 가르치신 산상수훈의 교훈을 갖고 군인이라는 직업을 터부시함으로 양심적인 병역거부를 가르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국방이 매우 중요한 우리의 현실을 고려해서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기간을 일반 군복무자보다 많이 연장해서, 정말 양심적인 병역거부자 이외에는 선택의 메리트가 없게 하는 등 부작용이 없는 대체복무제도를 만든다면 큰 무리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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