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첫 수세자는 누구였는가? 부산․경남지방은 한강 이남에서의 첫 선교지였고 가장 먼저 복음의 역사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 지방에서의 첫 수세자는 한강 이남에서의 첫 수세자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부산․경남지방에서의 첫 수세자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연구되거나 보고된 적이 없다. 백낙준 박사는 부산 지방에서의 전도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멘지스 양의 어학선생이었던 심서방(沈書房)이 처음 얻은 신자인데 1893년 W. M. 베어드(Baird)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다”라고 언급했을 따름이다. 백낙준 박사는 한국 교회사 연구에 크게 기여한 학자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호주 선교부와 관련한 부산지방 초기사에 대한 위의 기록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한국교회사 관련 문서에서 부산지방 첫 수세자와 첫 세례식에 대해 언급한 첫 인물이다. 한국 교회사에 대한 다양한 문헌에서 부산지방의 첫 수세자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없으나 1890년대 부산․경남지방에서 일했던 미국 북장로교회와 호주 장로교회의 각종 기록, 이를테면 노해리(Harry A. Rhodes), 배위량(Williame M. Baird)의 문서, 거이득(Edith Kerr)과 안다손(George Anderson)의 기록, 그리고 필자가 호주의 각종 도서관과 고문서 보관서(Archives)에서 입수한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보다 분명하고도 정확한 부산지방의 첫 수세자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면, 부산지방에서 첫 세례식이 거행된 것은 1894년 4월 22일이었다. 부산지방에서의 첫 세례식에 관해서 분명히 말한 기록은 Harry A. Rhodes의 기록과 Baird의 기록뿐이다. 전자에서는 첫 세례식 일자를 1894년 4월 23일이라고 기록하였으나(129쪽), 후자에서는 1894년 4월 22일로 기록하였다(48-49쪽). 특히 두 번째 자료는 첫 세례식을 집례했던 William Baird의 일기인데, 이 일기에서는 두 번이나(1894년 5월 3일자와 7월 16일자) 첫 수세일을 4월 22일로 기록하였다. Rhodes의 자료는 2차 자료이지만, Baird의 자료는 1차 자료로써 세례식을 집례했던 선교사의 기록이므로 신뢰성이 높다. 1894년 4월 22일이 주일이었음을 고려해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다. Baird가 1894년 7월 15일 자신의 고용인에게 세례를 베풀었는데, 이때도 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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