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07.16 15:36 |
[기독교 교양 읽기 35] 정서와 영성은 아날로그 영역에 있다!
2018/02/26 11: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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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 교회 갈 때 스마트폰은 집에 놔두고 … 어때요?
표지.png▲ 아날로그의 반격
아날로그는 살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온통 디지털로 뒤덮인 이 세상에 아직도 아날로그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아날로그가 건재하고 있는 이유를 꼼꼼하게 하나씩 제시한다.
저자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준레코드’라는 상점이 문을 연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CD와 인터넷 다운로드로 시작한 디지털 음악은 차츰 파일로만 유통되다가,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스트리밍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끔 변신했다. 그런데 사라진 줄 알았던 LP 레코드점이라니,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세대인 젊은이들이 오히려 LP 레코드를 찾는 기현상(?)까지 나타나다니….
이 책에는 이외에도 아날로그로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종이 수첩과 책, 보드게임, 학교, 오프라인 매장 등을 죽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디지털의 본거지 실리콘밸리에서 살아 움직이는 아날로그의 현상을 하나씩 적시한다. 내로라하는 IT 기업에서 명상이나 선(禪)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허락하고, 종이와 펜을 사용하여 먼저 디자인하는 교육을 시키고, 갈수록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는 등 아날로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의 직원들도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도록 교육하고 컴퓨터조차도 없는 대안학교에 보낸다.

◈ 《아날로그의 반격》 || 저자 데이비드 색스(David Sax)는 캐나다의 문화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이다.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이 책은 2016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어크로스, 2016. 16,8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신국원의 문화이야기》 / 신국원 / IVP
《과학의 영혼》 / 낸시 피어시 / SFC


untitled.png▲ 느리고 불편하지만 아날로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업계는 누구보다 아날로그를 중시한다고 한다. 아날로그의 가치에 충실할 때 디지털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출처: www.nmgncp.com]
 
이번 시간에는 지난번에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인공지능과 기독교 신앙》과 관련,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 기독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아날로그’였다.

아날로그, 디지털 만능 속에 살아남다
김길구  먼저 지난 시간에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시작하도록 합시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일상화되면 일자리 문제는 물론이고, 우리의 신앙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교회가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호  아날로그가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가 틈새시장으로서 버티고 있는 다양한 품목과 현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우리 교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적절하게 활용하면 좋은 대안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수성  사실 디지털 세상에 대한 반응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서구 사회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디지털을 산업적 측면에서만 소개하고 홍보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래서 뒤떨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에 비해 서구 사회는 문제점도 직시하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우리도 충분히 살펴봐야 합니다.
김길구  LP레코드판의 보급을 보면,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LP 판매량이 2007년 99만 장이던 것이 2015년에는 1200만 장 이상으로 늘었고, 연간 성장률도 20%를 웃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는 2015년에 새로 생산된 레코드판이 3000만 장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합니다. 더구나 이 LP판을 사는 소비자층이 20대를 주축으로 10대까지 가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죠.
김수성  LP판의 경우 가격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음악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또는 염가로 다운로드하든지 스트리밍하여 듣는데 익숙해진 젊은 층이 기기를 구입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기 때문이죠. 외국에서는 요즘 디지털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저가의 턴테이블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우리나라에도 조금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김현호  저는 서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종이와 관련된 내용이 더 눈에 들어옵디다. 종이 수첩이 아직 건재하고 있고, 종이책은 전자책에 전혀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몇 년 전 전자책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학자들은 곧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 리더 판매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관계는 아날로그’라는 의미 되새겨야
김길구  아날로그가 아직도 건재하는 이유에 대해 ‘실재감’ 때문이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스트리밍한 음악은 듣고 나면 사라지죠. 전자책도 내용만 스크린을 통해 글을 읽는 것에 불과합니다. 아날로그는 불편하고 더디더라도 ‘내’가 그것을 직접 만지고 조작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오감을 통해 ‘내것’이라는 실재감을 느끼는 것이죠.
김현호  디지털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르고 간편하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뒤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뇌 과학자들에 따르면, 특히 전자책을 볼 때와 종이책을 볼 때 뇌의 활동에 차이가 많다고 합니다. 즉, 종이책을 볼 때 뇌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이로 인해 더 오래 내용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죠.
김수성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내용만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종이책은 그 책을 드는 순간부터 오감이 작동하죠. 책의 크기와 두께, 종이의 질감, 표지 그림과 제목의 서체 등 모든 것이 독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줄을 긋는다든지 간단하게 메모를 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책을 읽는 것에 속하는 동작입니다.
김길구  이 책에 의미심장한 말이 나옵니다. “관계는 아날로그입니다”라는 말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이 가상공간에서 SNS 등으로 많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생활은 물론, 교회 공동체에서도 되새겨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김현호  우리 교회와 예배가 디지털화되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교회 공동체가 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본성에 심어준 독특성은 모두가 아날로그일 것입니다. 느리고 불편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영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강단 뒤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자칫 성도들을 예배를 ‘보는’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김수성  스크린을 통해 성경말씀과 찬송가 가사를 보여주고 교인들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게 현실이죠. 성경봉독할 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 교인이 성경 구절을 찾고, 마찬가지로 찬송가도 함께 찾는 과정이 예배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디지털안식일 운동 전개하길
김길구  “정서와 관련된 모든 단어가 아날로그 영역에 있었어요”라는 말도 의미심장합니다. 디지털의 특징은 무미건조합니다. 우리 교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속성입니다. 그런데도 교회가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아날로그는 따뜻합니다. 웹진과 종이로 만든 소식지가 신자들에게 훨씬 더 감동을 줍니다.
김현호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일반적으로 종이잡지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언급했고, 얼마 전 〈중앙일보〉에서도 보도했듯이, 오히려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독립잡지는 훨씬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잡지가 다양화되고 전문화되고 고품질화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종이잡지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지요.
김수성  몇 년 전 서구사회에서 일어난 ‘디지털안식일’ 운동을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즉,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든지, 최대한 절제하는 운동입니다. 비슷하게 ‘디지털 다이어트’ ‘디지털 금식’이란 말도 사용합니다. 이 책의 저자도 신자는 아니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디지털안식일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김현호  주일에 교회에 올 때 아예 스마트폰 등을 집에 놔두고 오는 운동을 하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에 따른 준비를 미리 하게 되고, 부수적인 효과도 극대화될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예배시간에 폰을 쳐다보는 일은 사라지겠죠. 또한 교인들 간에 대화가 늘어남으로써 신앙이 ‘이야기’로 계속 전수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길구  디지털은 우리가 멈출 수 없는 흐름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가 언급했듯이, 디지털 사회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때까지 중시해온 ‘가치’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교회가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앞으로도 이 사회에서 굳건히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한희철 목사가 쓴 《한 마리 벌레처럼 DMZ를 홀로 걷다》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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