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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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회가 들뜨고 신나는 연말에 유일하게 불안하고 가슴 졸이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부목사들입니다.
교회 헌법상으로 부목사의 임기는 1년 이며 매년 당회장이 노회에 청원하여 계속 시무할 수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부목사의 임기는 1년이며 그 후는 당회장의 의중에 따라 언제든지 해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연말이 되면 각 교회에서는 부목사들의 수평 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본인은 좀 더 시무하고 싶고 또한 성도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워도 이런 저런 이유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필자가 어릴 때의 교회에는 부목사가 없었습니다. 신학대학을 다니면서 주일학교를 인도 했던 교육조사, 그리고 신대원을 다니면서 교회 목회를 수련했던 전도사, 그 후 신대원을 졸업하면 강도사가 되고 다시 목사고시를 통과하면 정식으로 목사가 되어 교회를 담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교회의 양적인 급성장으로 인하여 담임목사 한분이 교회사역을 담당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의 전도사와 강도사들이 맡았던 사역을 부목사들이 맡게 되었는데 한국교회의 성장과 더불어 신학생들의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매년 수 많은 목사 후보생들을 배출하게 되고 부목사의 자리는 한정적이라 경쟁이 치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목사도 대학과 신대원을 거쳐 정식 절차를 밟아 목사가 되었는데 마치 학교의 기간제 교사나 회사의 인턴 사원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시무 기간도 매년마다 갱신하도록 교회 헌법에 명시되어 있어 근무연한을 보장받지 못하니 열악한 처우에도 아무런 항의조차 못하는 실정이고 또한 목회 사역이 부목사간의 경쟁적인 실적과 성장 우선주의로 흘러가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 헌법에 목사는 성경에 나타난 칭호인 목자, 그리스도의 종, 사역자, 장로, 교회의 사자. 교사 등등으로 칭하면서 ‘이는 계급을 가리켜 칭함이 아니요 다만 각양 책임을 가리켜 칭하는 것뿐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목사란 직책은 성경이 아니라 사람이 편의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부목사의 사역이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것이 아닌 성경에 나타난 목사의 칭호에 맞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게다가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매년 갱신하는 것은 목사를 성직자가 아닌 직업인으로 스스로 비하하는 오류를 만들었습니다. 부목사가 부임한지 일 년 안에 당회나 성도들에게 자신의 신앙의 깊이와사역 능력과 인성 등을 모두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오늘의 교회가 대형화 되다보니 부목사들도 전문분야에 따라 사역이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주일 학교나 청소년 사역, 찬양, 상담, 선교, 다문화 사역, 교구,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즉 교회에서의 목사들의 역할이 세분화되고 다면화됨에 따라 협동사역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현대교회가 담임목사 한분의 지도 체계가 아니라 집단 사역 체계로 바뀌어 가야하는 당위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에 따라 담임목사와 부목사들의 관계가 상하가 아니라 동역자로서의 관계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목사 사례금도 검토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담임목사에게 과도하게 치중 된 사례금과 많은 수당으로 인하여 교회예산이 부족하다며 부목사에게는 정상적인 가정을 영위하기 힘든 박봉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간의 봉급은 호봉이 같으면 차이가 없습니다. 단지 업무추진비와 직책수당이 교장에게 더 지불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례금 체계도 동등한 기본사례금과 직책에 따른 수당으로 구분하여 지급하는 것도 한 방편이라 생각합니다. 새해가 되면 교회도 바람직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부목사 문제는 교회의 어른들이 솔선하여 깊이 생각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지금이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합니다. 부목사는 미래 한국 교회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주의 종 입니다.
교회는 부목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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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철 장로] 부목사도 주의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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