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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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베어드는 ‘1893년 부산지부 전도보고서’에서, “여름 동안 전도책자 (Judson’s Guide to Heaven 텬로지귀) 한권의 번역을 완료하여 선교위원회에 넘겼다.”고 보고하고 있고, ‘1893-94년 부산지부 전도보고서’(Evangelistic Report of Pusan Station for 1893-94)에서는 “집에서 멀리 떠나 있을 수 없거나 방문객이 전혀 나를 찾지 않는 날이 많았는데, 그 때에 나는 전도문서 사역에 열중했다. ‘쳘로지기’를 세심하게 수정했고,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의 중국어판 소책자 ‘구세진쥬’(True Savior of the World)를 번역했는데, 공부도 하고 번역의 정확성을 위해 먼저 원작의 한자를 공부했다.”고 말하고 있다.

 1894년 1월 3일(수)자 일기에서는, “서울을 떠나기 전에 내가 번역한 쳔로지귀라는 저드슨의 소책자를 출판하도록 의뢰했다. 이 책은 1893년 11월 6일 부산에 도착했던 책이다. ... 12월초 어느날 한 젊은이가 찾아와서 우리의 종교서적들을 보고자 요청했다. 그는 쳔로지귀를 읽었다. 그리고 그 전에 성경과 교리문답(Catechism)도 읽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1895년 부산지부 전도보고서’(Evangelistic Report of Pusan Station for 1895)에서는, 그가 설립한 한문서당에 대해 언급하는 중에 “처음에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한국학교에서 가르치는 책을 읽다가 점차적으로 삼자경(Sam Cha Gyung), 곧 ‘진리편독삼자경’(The Three Character Classic)과 언문으로 된 기독교 관련 소책자(Unmoon Christian Tracts)가 소개되었고 이교적인 서적들은 대부분 제외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기록을 보면 베어드를 비롯한 초기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전도문서가 ‘쳔로지기,’ ‘구세진쥬,’ ‘진리편독삼자경’ 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전도지는 한 장짜리 문서이지만 초기의 전도지는 소책자였다. 기독교 전통에서 ‘소책자 운동’(tract movement)이라 불리는 문서운동은 18세기 선교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이런 소책자가 제작되어 전도용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런 문서운동을 선교사들은 문서사역(literary work)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부산에서도 사용된 이런 전도문서는 어떤 문서였을까?
 
 베어드가 한글로 ‘쳔로지기’라고 썼던 소책자가 ‘천로지기’(天路指歸)인데 이 책은 버마(미안마) 첫 선교사였던 아도리람 저드슨
(Adoriram Judson, 1788-1850) 쓴 전도책자였다. 1812년 인도로 파송된 첫 미국 해외선교사 5명 중 한사람이었던 그는 곧 버마로 임지를 옮기고 하루 12시간 씩 버마어를 공부하며 문서 사역에 집중하였는데 이때 쓴 책이 Guide to Heaven이었고, 이 책이 天路指歸라는 제목으로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바로 이책을 번역한 이가 베어드였다. 베어드는 1894년 전면 개정하였고, 1905년에는 조선야소교서회에 의해 14쪽의 소책자(17x8cm)로 출판되었다.

 ‘구세진주’는 중국 한꿔(漢口)에서 일하던 선교사 그리피스 존(Griffith John)이 쓴 True Savior of the World를 중국어 판에서 ‘구세진쥬’(救世眞主)로 번역했는데, 그리스도가 참 구주임을 교훈하는 책이다. 이 책을 베어드가 조선어로 번역하였고 1895년 삼문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1911년에는 조선야소교서회에서 다시 출판되었다. ‘진리편독삼자경’(眞理便讀三子經) 역시 그리피스 존이 유교의 ‘삼자경’을 응용하여 기독교 교리를 세 글자씩의 한문으로 압축한기독교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첫 장을 소개하면 ‘천여지(天與地) 인여물(人與物)/ 개상제(皆上帝) 친조출(親造出)’인데, 순한글 번역은 “하늘과 땅, 사람과 만물을 / 다 하나님께서 친히 지어내심이라.”이다. 영문판은 The Three Character Classic인데, 이 책은 사무엘 마펫에 의해 1895년 ‘진리편독삼자경’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전도문서로 사용되었다. 이런 소책자가 초기 부산에서 사용된 전도 문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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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부산기독교이야기19] 부산 선교 초기의 전도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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