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부산교계를 대표하는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는 부산 1800여 교회의 대표기관으로 40년의 역사를 지나왔다.
1978년 6월 지금의 수정동성결교회당에서 고신교단의 故 한명동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추대한 숨은 배경이 있었다. 故 한명동 목사는 그 당시 박정희 정권을 그렇게 탐탁지 않게 여기고 독재정권이 신성한 교회, 총회까지 간섭하려는 부분들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인 설교를 해왔다. 당시 한 목사의 셋째 아들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심한 고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고신대학교 학생이었던 그가 어떤 사건에 연류된 건지는 몰라도 이를 필두로 한 목사는 군사정권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 설교를 해왔다. 필자가 그 당시 부산남교회에 출석하고 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성도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와 동시에 “굉장히 은혜 받았다”, “고신 교단이 어떤 교단인데, 순교정신이 묻어있는 교단 아닌가?”라며 한 목사 설교를 지지하는 젊은 층들이 많았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부산교계 연합회인 부기총 초대 대표회장에 추대된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그 당시 고신 교단은 아무 곳이나 가입하는 교단이 아니었다. 부산교계에서 고신 교회가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교세였다. 고신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고신교단 창립의 주역이며 삼일교회를 담임했던 한상동 목사의 친 아우였던 만큼 한명동 목사의 영향력이 상당하던 때였다. 더구나 부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초량교회의 고 최동진 목사가 수석 부회장으로, 총무로 박선제 목사가 함께 해준 덕에 연합회는 든든히 이어갈 수 있었다. 2대 회장에 최동진 목사, 3대 김두봉 목사(소정교회 원로,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그리고 4대 회장으로 박선제 목사(기침 증경총회장)가 명맥을 이어갔다.
1980년대는 군사정권시절이었지만 교회들은 부활절연합행사를 용두산공원, 부산역전 등에 많이 모여 새벽을 깨우고, 연합체의 정체성을 대외에 잘 보여 주었다. 고신, 합동, 통합, 침례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등 7개 교단이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대표회장을 맡았다.
주요사업으로는 부활절 연합행사가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또 단군상 건립 반대 기도회 및 거리행진 시위 등을 주도하면서 교회들이 단결되고 대사회적인 문제나 시국적인 대책도 구성하며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태동
2000년 부기총은 성시화운동본부를 창립했고 이 자리(본부장)에 수영로교회 정필도 목사를 앉혔다. 훗날 성시화본부가 독립했지만, 초창기에는 부기총 산하 하나의 부속기관으로 운영했다. 당시만해도 양인평 장로가 부산고등법원장으로 시무하면서 홀리클럽, 부산기독인기관장회의를 만들어 부산성시화 운동이 뜨겁게 달아 올랐을 때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부기총이 어른으로 콘트롤타워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
2006년 부기총 29회기 당시 처음으로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의만 했지, 설립 추진은 미진했다. 그런데 2009년 부산시에 재정 후원(5천만원)을 받아 제1회 트리축제를 부기총이 개최했다. 이때부터 부산시와 중구청의 더 많은 재정 후원을 받기 위해 법인 설립이 필요했고, 부기총은 조운옥 장로에게 법인설립추진위원장직을 맡겨 2010년 조용호 대표회장 당시 법인 설립을 단행했다. 이때부터 부산시와 중구청을 통해 트리문화축제 지원비를 받았고 초창기 5천만원이던 지원비는 이제 5억원의 수준이 됐다.
부기총에 막대한 자금이 돌고 이런저런 행사 이권이 생기면서 재정 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 회계를 맡고 있던 임원이 트리축제 비용을 갖고 잠적한 것이다. 다행히 당시 대표회장과 잠적한 임원의 교회가 재정을 책임지고 채워 넣어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리축제와 관련한 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시 관광진흥과가 ‘보조금 예산 집행시 이사회 사전 승인 미이행’과 ‘결산자료 금액 누락 보고’ 등으로 부기총에 시정요청까지 했다.
과거 재정이 수천만원 시절, 가난했지만 지역교회들을 대변했고 대정부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1년 예산이 8억이 넘어가고 있지만 왠지 과거가 더 그립고 행복했다는 느낌이다. 부산시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총회 때 모이는 숫자는 불과 100여명도 안되는 적은 숫자로 대표회장을 뽑는 기관이 1800여 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지도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 종교개혁 주일을 맞이하는 지금, 부기총의 현주소를 알아야 미래의 부기총을 그려 볼 수가 있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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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현장] 부기총의 실체와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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