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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같은 동갑내기 두 원로 장로 천국 소풍 떠나
2017/09/25 13: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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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뒤로하고 청명한 가을, 연세가 같은 1930년 생(88세) 장로 두 어른이 천국 소풍을 떠났다. 고 박영훈 장로(송도제일교회 원로)는 지난 8월 31일 고신대복음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 좋은강안병원에서 별세한 배준기 장로(대연교회 원로)의 발인예배를 18일 대연교회에서 드렸다.
부산노회 장로노회장을 역임했던 배 장로는 공사가 분명한 어른이었다. 1999년 10월 제31대 노회장으로 지금의 땅끝교회인 부산영도중앙교회에서 노회를 했을 때 배준기 장로가 당시 장로노회장이었다. 개회예배에서 장로노회장이 설교를 하려고 하자 예배직전에 부산노회의 한 젊은 목사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그 젊은 목사는 “우리 목사들은 도저히 장로노회장님의 설교를 못 듣겠으니 부노회장 목사에게 설교권을 주십시오”라고 강력하게 요청해 장내는 찬물을 끼얹는 듯 분위기가 냉냉 해졌다. 목사들이 이에 동의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회를 선포했다. 그러자 장로 총대들도 별도로 모임을 갖고 “우리 장로들도 여기에 굴복하면 영영 장로들의 정체성과 자존심은 무너지는 형편이 되니 우리들도 노회 회의를 거부하겠다”고 목사 측에 통보하고 다른 장소에서 대기하며 맞불 작전을 폈다. 답답한 쪽은 목사 측이었다. 발언을 했던 그 젊은 목사가 본회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에 절충안이 나왔는데, 사과는 하되 장로노회장은 성경본문만 읽고 설교를 대신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런데 배준기 장로가 성경본문을 읽고는 설교를 해버렸다. 장내에는 웅성거림으로 인해 어수선해졌다. 그럼에도 배 장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의 대쪽 같은 성품을 알 수 있었던 일화로, 목사 대 장로 간의 파워게임에는 장로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전례를 남긴 사례다.
한편 증경 장로회장들의 모임인 ‘보아스’에서 후배장로이자 현직 장로노회장였던 모 장로와 갈등으로 규칙조항을 만들어 못 들어오게 견제를 해왔다. “이제 그만하고 화해하고 서로 풀고 갑시다”며 화해를 요청했지만 일절 거절한 배 장로는 먼저 용서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나 모두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88세로 하늘 소풍 떠난 고 박영훈 장로
고신대복음병원 설립자인 장기려 박사의 그늘에 가려 명의임에도 늘 제2인자에 머물렀던 박영훈 장로는 사도바울을 도왔던 ‘바나바’와 같은 인물이었다. 한때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전두환 정부시절 국보위 간사 서동원(공군참모총장 출신, 고신의료원 이화동 전 원장의 동서)을 움직여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의과대학 설립의 일등공신이다, 수천억 원의 브랜드가치가 있는 지금의 고신대는 의과대학 유치로 인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파의 전도 전진기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도 박영훈 전 원장의 숨은 노력이자 깐깐하고 대쪽 같은 추진력 덕분이라 하겠다. 한번 시동을 걸면 물불 안 가리고 밀어 붙이는 성격이지만 물질에 있어서는 전혀 욕심 없는 바보 같은 의사였다. 이 점은 그의 스승인 장 박사를 닮았다. 지금 병원의 암센터와 3동 건물 신축은 박 원장의 강력한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어느 날 고려학원 재단 이사회에서 병원주차장 건립을 위한 설계를 의뢰해 공사비 산출이 20억이었는데, 몇몇 이사들이 짜고 공사비를 부풀려 40억원으로 병원에 압박하자 “나는 원장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죽어도 못한다”고 거절한 일화가 있다. 이런 분이 교단 내에 또 있을까. 하늘나라에 소풍간다고 미리 가족들에게 부의금도 받지 말고 조용히 가족장으로 보내달고 유언한 대로 단출하게 발인예배를 드렸다. 복음병원에 입원하는 것조차 민폐끼친다고 개인요양원에서 임종을 보냈다. 필자와는 말년에 가끔 부평동 소재의 한 다방에서 만났고, 그때마다 병원에서 있었던 비하인드를 듣곤 했다. 자신을 병원에서 쫓아낸 제자인 고 이충안 전 원장과 하늘나라에서 만날 터인데 용서와 화해를 어떻게 제자와 나눌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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