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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 다문화 사회, 톨레랑스를 넘어
2017/08/07 14: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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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수 교수의 '다문화 사회'이야기-다문화가정이 늘어가는 이 때, 교회가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는 방법과 이들과 함게 건강한 성장을 이루는 모습을 이병수의 칼럼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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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국인 근로자 모임 후 필리핀인 자매를 아내와 함께 승용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김해 상동의 집까지 태워 주었다. 그곳에서 시어머니가 밭일을 하고 계셨고 그 시어머니 옆에 젊은 여자가 밭일을 돕고 있어서 친딸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베트남 여성으로 그 시어머니의 며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어머니의 두 아들의 며느리 중 한 명은 필리핀, 다른 한 명은 베트남 여성이었다.
농협중앙회는 2011년을 '다문화가정 지원 확대 원년'으로 선포하고 농촌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다문화 가정의 증가를 꼽았다. 10년 후 농촌 절반이 다문화 가정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농업의 미래가 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보았다. 이 현상은 농어촌 지역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짐작된다. 저출산, 고령화와 3D 직종 기피로 이민의 적극적 수용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국제이주자와 다문화 가정 증가로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수년전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비극적 테러사건은 다문화 사회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사회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고 언론 및 방송은 그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핵심어는 '톨레랑스'(Tolerance, 관용)였다. 노르웨이 사태 후 국내 한 일간지는 희생자들에게 헌화된 장미를 이렇게 묘사했다. "테러의 땅에 장미 바다…오슬로의 가슴에 톨레랑스가 피어났다."
노르웨이 사건은 그 당시 독일의 메르켈 총리, 영국의 캐머런 총리와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다문화주의 정책 포기와 궤를 같이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이들의 '다문화주의 포기' 발언은 1970년대 그것을 처음 도입한 호주와 캐나다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유럽의 다문화주의 포기를 한국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제이주자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톨레랑스 및 다문화정책을 유지하되 그것이 가지는 피상성 또한 경계해야 한다. 다문화주의 포기는 그들이 주장하는 톨레랑스의 사상적 피상성에 기인한다. 이 피상성은 캐머런과 사르코지의 우파정권이 국익 때문에 다문화주의를 포기하는 것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다문화정책과 톨레랑스를 전유물로 삼고 있는 유럽 좌파는 우파의 다문화 정책 포기를 비판하지만 그것이 수사에만 그친다면 그 피상성을 피할 수 없다. 해결책은 진정성이다.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동양과 서양을 하나 되게 시도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위대성은 "모든 인류는 평등하다"는 세계시민 정신 때문이었다. 그의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야만인들(그리스인이 아닌 사람), 특히 아시아인은 '타고난 노예'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그리스인의 편견과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한계를 뛰어넘은 진정한 세계인이었다.
알렉산더는 전쟁터에서 '야만인'들과 직접 접촉할 기회를 가지면서 그리스인이 과연 그들보다 우월한지 시험해 볼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모든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기원전 329년 힌두쿠시를 가로질러 박트리아로 진군할 때는 대규모의 아시아인을 원정 주력군으로 충원했다. 그는 아시아 여성 록사나와 결혼했고, 1만 명의 병사들에게도 아시아 출신 아내를 얻게 했다.
한국사회에서 국제이주자와 다문화가정이 겪는 어려움 중 가장 원초적인 것은 그들에 대한 내국인의 편견과 차별이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는 톨레랑스의 가치와 한계를 직시하면서 '모든 인류는 평등하다'는 인간에 대한 진정성 있는 교육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다문화 사회의 도래로 진정성 있는 교육과 실천과 더불어 그것이 가져다 줄 두 가지 측면을 우리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즉 위기와 기회이다. 다문화 사회를 어떤 이는‘혼돈’으로 다른 이는‘역동’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다문화 사회에 대해 우리가 어떤 자세와 태도를 취하느냐이다. 「로마인의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위대한 장점을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과 관용’으로 보았다. 세계화와 지구화로 다문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누군가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한다면 다문화 사회가 가져다 줄 ‘혼돈’을 면밀하게 파악하되 그것이 가져다 줄 ‘역동’도 깊이 고려해 볼 수 없을까.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끊임없이 바꾸어 한강의 기적을 만든 나라가 아닌가. 이것을 오늘날 우리의 다문화 사회에 적용해 보자.
여러 통계가 2018년을 정점으로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을 예상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및 젊은이의 3D 직종 기피로 부산 경남 지역의 중소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민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민으로 겪게 될 부정적 측면을 면밀히 예상하면서 이민의 긍정적 측면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가 몇 해 전 한 정책포럼의 기조발제에서 장기화하는 저성장 추세의 탈피책으로 '지속 가능한 이민정책'을 내놓았다. 그에 의하면 "저출산 고령화에 저성장이 이어지는 경제 상황에서 적극적이면서 전략적인 이민정책 활용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달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노벨상 수상자 절반도 이민자라고 한다. 지난 해 노벨상 수상자 총 11명 중 6명(물리학상 3명·경제학상 2명·화학상 1명)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미국 대학에 소속된 이민자 출신이다. 1901~2015년 미국인 노벨상 수상자의 31%는 미국 이외 국가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지난 해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인 노벨화학상 수상자 프레이저 스토더트는 "미국이 지금 같은 최강국이 된 이유는 미국의 국경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문화 연구자 또한 문화의 다양성이 창조성을 가져다준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선두사회를 따라잡는 '추격자'(Fast Follower)의 사회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우리 사회가 '선도자'(First Mover)의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이다. 그 선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창조성이 핵심 요소이다.
창조성이 어떻게 교육되고 획득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문화연구가들은 "한 사회 속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상생할 때, 그 사회는 엄청난 창조적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문화와 문화가 만나는 곳에 충돌과 혼돈도 일어날 수 있지만 '창조적 역동성'도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다문화 사회, 혼돈이냐 역동이냐?'의 질문에서 우리는 다문화 사회를 '혼돈'이 아니라 '역동'으로 보고 그것을 획득할 수 있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다문화 사회가 가져다줄 현실적 위험들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그것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아니라 다문화 사회를 '한국사회의 기회와 미래'로 삼는 긍정적·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그런 긍정적 자세로 나아갈 때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가 가져다줄 몇 가지 유익을 배울 수 있다.
첫째, 다문화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은 그 사회의 문화적 자산을 풍부하게 해 준다. 둘째, 다문화 사회는 차이를 껴안고 함께 사는 것을 배우게 함으로 사회를 성숙시켜 '다름의 평화'와 '차이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를 만든다. 셋째, 창조성은 다른 문화와의 접촉을 통해서 풍성해지며 문화의 다양성을 창의성과 발전의 원천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사회는 각 나라의 문화전통이 창의성의 원천으로 보존되어 후대에 전달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다문화 사회를 한국 사회의 창조적 역동성을 만드는 기회와 미래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다문화 사회를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선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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