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08.16 10:03 |
[기독교 교양 읽기 27] 교회는 모두 비슷한 죄인들이 모인 곳이기에 서로 위로하고 곁길로 빠지지 않게 도…
2017/06/12 16: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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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는 가족과 닮았다
9면 표지.2.jpg
120쪽밖에 안 되는 얇은 책이다. 책 크기도 작다. 그런데 알차다. 내용도 옹골지고 필력도 뛰어나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교회 이야기를 하며 교회와 교인들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어렸을 때는 “교회는 파도가 넘실대는 거친 세상에서 나를 싣고 가는 구명보트”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우리는 은혜를 말하면서 율법으로 살았고, 사랑을 말하면서 미움을 흘렸다”고 회고한다. 그러면서 “전에 나는 비판적인 소비자 정신으로 교회를 대했고, 예배를 공연으로 보았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예배의 관객”이시므로, “예배를 마치고 떠날 때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하나님이 기뻐하셨는가?’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교회로 다시 돌아오는 순례 여정에서 나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이어서 ‘라살 스트리트 교회’에서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겸손과 절대 정직, 절대 의존의 필요성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다지 필요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복음이 줄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 공동체는 가족과 같고, 통일성과 다양성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어야 한다며, 사역자가 현장에서 사역하는 중에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모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유지해야 함도 강조한다.
◈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 필립 얀시는 영미권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지성인이다. 저서로 《그들이 나를 살렸네》 등이 있다. 원제 Church: Why bother?(1998). IVP, 2010. 8,000원.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수성 경성대 초빙외래교수, 김현호 기쁨의집 기독교서점 대표

저자 필립 얀시는 ‘나의 교회 방랑기’로 글을 시작한다. 순례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자기와 교회 사이를 가로막은 장벽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냈다. 첫째는 위선이었다고 고백한다. ‘교인이 다 나 같다면 교회가 어떻게 될까?’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 읽고서 ‘참 아름다운 책’이라는 느낌
김길구 : 이 책을 열면 첫머리에 의미심장한 저자의 인사말이 나옵니다. “전 세계적인 규모와 역동성을 자랑하는 한국교회에도 … 교회에 대한 회의에 빠진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굳이 교회라는 조직에 소속될 필요가 있을까?’ ‘종교 없이도 영적인 삶은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김현호 :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1월에 출판되었습니다. 저는 그 다음해에 읽었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실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때였습니다. 저자의 솔직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교회를 다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김수성 : 저는 읽으면서 ‘참 아름다운 책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저자의 필력도 대단하지만, 그가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좀 더 열심히 교회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문제는 교회가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김길구 : “기독교는 삶이 수반되는 종교이며, 그 삶은 오직 공동체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공동체의 삶이 먼저 이루어지면 갈등 해결이나 평화가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스캇 펫의 말도 같은 의미이죠.
김수성 : 저자가 언급했듯이, 전에는 비판적인 소비자 의식으로 교회를 대했고, 예배를 하나의 공연으로 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불편하고 부족한 점만 눈에 띌 수밖에 없었죠.
김현호 : 사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이 통제된 환경과 경직된 문화, 정죄만 가득한 것으로 비쳐질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에게는 숨이 콱 막힐 정도죠. 어디서도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결국 ‘가나안 신자’로 교회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길구 :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예배의 관객이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그래서 예배를 마치고 나올 때,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할 예배를 드렸는가’를 돌이켜보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초대교회가 국적, 인종, 계급, 나이, 성별을 초월해서 모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교회 공동체는 가족에 가깝다고 지적합니다.

#교회가 공동체로서의 역할 감당해야
김현호 : 저자가 소개한 러셀 스트리트 교회의 모습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물론이고 노숙자들,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를 사람들과도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 성찬식을 위해 기도하는 목사를 향해 럭비공을 던진 남자도 안고 가는 그런 교회입니다.
김길구 : 헨리 나우헨이 공동체를 가리켜 ‘가장 함께 살기 싫은 사람들이 반드시 살고 있는 곳’이라고 정의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 구성원 모두가 이런 공동체 정신으로 서로를 섬기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현호 : 교회는 거름과 같다는 비유는 적절한 것 같습니다. 거름은 쌓아두면 온 동네에 악취를 풍기지만, 골고루 잘 뿌려주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교회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자원봉사라고 강조합니다.
김수성 : 그 부분에서 문득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첫날 둘째 이야기가 생각납디다. 한 유대인이 로마 교황청에 가서 그들의 부정부패를 보고서 오히려 기독교로 개종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부패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신자가 더 불어나고, 성령이 더 찬연히 빛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잘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김길구 : 유진 피터슨의 말처럼 교회에는 신비로움과 함께 어수선함도 대등하게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 어수선함이 더 교회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다 같은 죄인들이 모였기에 서로서로 위로하고 곁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현호 : 교회 공동체의 참모습은 교우들이 사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상처입고 무리로부터 배척당하는 영혼들을 감싸 안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기도 그러한 상처를 가지고 왔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아껴주는 가운데 스스로도 치유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수성 : 이 책을 가나안 신자들이나 교회와 자꾸 멀어지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짐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선교훈련 못지않게 공동체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김현호 : 사실 교회 구성원 상당수가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 그리고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어른이 된 것이 아닙니다. 그냥 부딪치며 살다보니 어른이 된 것이지요. 당연히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합니다. 자칫 상처를 받으면 교회를 벗어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가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만 가나안 신자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역자들에게 충전할 기회 제공해야
김길구 : 이 책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상처 입은 치유자가 치명상을 입지 쓰러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이야기도 의미심장합니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남의 아픔에 헌신하다가 오히려 자기가 축나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호 : ‘구세주 콤플렉스’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사람 자신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그 사람의 고통을 다 떠맡으려는 증상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 고통을 치유하려는 강박감에 시달리는 현상이지요.
김수성 : 존 던이 했던 말인데, 책 가운데 아주 명쾌한 말이 나옵디다. “다른 사람들의 십자가는 내 십자가가 아니다.”
김길구 : 사역자들도 가끔은 값비싼 외식이나 음악회 등 ‘호강’을 누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계속되는 고생과 외적 억압에서 벗어나 새로운 힘을 얻는 기회를 마련해야만 다시 일선에서 일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러한 것을 잘못된 것으로만 치부하는 교인들의 시각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김현호 : 이제 교회도 병원과 같이 영혼이 병들고 아픈 환자들이 득실대는 곳이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서로 위로하고 위안을 받으면서 위를 올려다보고 주위를 둘러봐야 할 것입니다.
김수성 : 이 책 결론 부분에, 교회가 실패하고 과오를 범하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영광에 미달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하나님이 감행하신 모험이라는 말이 강하게 와 닿더군요.
김길구  오늘은 상당히 책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다른 분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에는 게리 토마스의 《쾌락, 하나님이 주신 순전한 즐거움》(CUP, 2012)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수성]
9면 Church-Self-Portrait. annaflowers.org.jpg▲ 교회 공동체는 하나의 기관이라기보다는 가족에 더 가깝다. 그렇기에 서로를 감싸주고 안아주는 곳이어야 한다. [Church-Self-Portrait. 출처: annaflowers.org]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 엘리자베스 오코너 / IVP
교회를 꿈꾼다/ 김형국 / 포이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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