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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임중 칼럼] 5월과 어머니, 그리고 교회
2017/05/15 13: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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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어머니다. 불러도 불러도 부르고 싶은 이름이 어머니다. 언제나 생각의 중심에 있는 이름이 어머니이지만 5월이 되면 더욱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릴 때 쌀밥 달라고 졸라대던 어린 것 품에 안고 종갓집 마당에서 쌀밥 한 그릇 얻어 들고 돌아와 명태 두 마리 구워 한 숟갈 한 숟갈 입에 떠 넣어 주시면서 그렇게 좋아하셨던 분이 어머니였다. 발에 종기가 나서 걸음을 걷지 못할 때 김치를 입에 빨아 종기에 대고 “엄마가 붙이는 모든 것은 명약이다.” 하며 입으로 후후 부시면서 다독거려 주시던 분도 어머니였다. 20리 길을 고무신 한번 못 신고 학교 다니는 것이 안쓰러워 학교 가기 싫어하는 어린 것 등에 없고 흥얼거리면서 학교까지 데려다 주셨던 분도 어머니였다. 아직은 설익은 풋풋한 사과를 먹고 배 아파 아랫목에 엎드려 울고 있을 때 “내 손이 약손이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 하면서 배를 쓸어 문질러 주실 때 희한하게 아프지 않고 잠이 들게 하셨던 분도 어머니였다. 설날이 되면 이웃 부잣집 아이들은 때때옷 입고 세배 다닐 때 묵은 헌옷 입고 세배하는 것이 속상해 정월 초하룻날 들판으로 연 날리러 갔다가 돌아온 어린 것을 치마로 감싸 안고 무슨 큰 죄라도 지은 듯 돌아서서 눈물짓던 분도 어머니였다.
목회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몸살로 누워 정신없이 잠들어 있던 어느 한밤중에 작은 기도소리에 눈을 떴을 때 어머니의 손이 내 머리에 얹혀 있었고 감긴 노안(老顔)에서는 눈물이 흠뻑 젖어 흐르고 있었다. 나이 들어 목사가 되었을 때 잠 못 자는 것이 안쓰럽게 보이시고, 소견 좁은 교인들에게 이리 저리 시달리는 것이 속상해 새벽까지 아들 머리맡에 앉아 기도하시면서 성경을 눈물로 적셨던 분도 어머니였다. 세상을 마무리하실 때 “교회의 어미 같은 늙은이들은 모두 목사의 어미야. 알아듣겠는가?”라고 마지막 말씀 남기시고 천국으로 가신 분도 어머니였다. 끝없이 베푸시는 어머니의 사랑, 퍼 올려도 퍼 올려도 멈추지 않는 샘물처럼 어머니 마음의 사랑은 그랬다. 철없기만 했던 어린 시절, 그저 투정부리고 어머니 속만 태웠던 날들이 생각나면 자꾸만 슬퍼지고 속상해진다.
목회를 시작하면서, 많은 성도들에게 어머니 같은 목사로 목양 해야지.... 그러면서 강산이 두 세 번 바뀌었고 이제는 목회 일선에서 은퇴를 하고 3년이 되었다. 그런데 왠지 요즈음 자꾸만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늦은 밤, 서재에 앉아 묵상하다가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어머니를 불러보는 시간은 어린아이가 된다. 5월이면 불러보고 싶은 이름, “엄마. 엄마아...” 칠순을 바라보는 요즈음,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모르지만 “엄마”라고 부르다가 그대로 책상에 엎드려 울어버리고 마는 어린아이가 되는 목사의 가슴에 오늘도 강물이 흐른다.
지금도 농어촌 산골 개척 교회의 초청을 받고 부흥 사경회를 인도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목사의 가슴이 자꾸만 아픔으로 깊어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어머니 같은 교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지친 영혼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품어주는 교회, 때로는 속상할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어루만져 주시는 어머니 손길이 멈추어지지 않는 교회, 힘들고 외롭고 아플 때 그냥 한걸음으로 달려와 제단 앞에 엎드려 흐느껴 울 때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어루만져 주심을 경험 할 수 있는 어머니 품 같은 교회가 그리워진다.
우리는 교회 생활을 통해 감동과 기쁨과 희망의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때로는 많은 상처를 입기도 하고 잘못된 관행을 보고 느낀다. 화가 날 때도 있고 교회를 떠나고 싶은 것을 볼 때도 느낄 때도 있다. 그만큼 오늘날 교회는 황량한 사막 같고 기댈 곳 없는 벌판처럼 느껴지는 허전함과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경험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참 모습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겸손하게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초대 교회에 유명한 교부 중 한 사람인 키프리안(Cyprian)은 “교회를 당신의 어머니로 가지지 않는 한 하나님을 당신의 아버지로 가질 수 없다.”라고 했다. 이 말은 교회의 본질과 능력을 잘 표현한 말이다. 즉 성도들은 교회를 어머니 품으로 이해하고 교회는 성도들을 어머니처럼 품을 수 있는 양면성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그렇다. 우리가 교회를 어머니라고 생각할 때 그 어머니 품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하면서 성숙해 가는 것이고, 교회 지도자들 또한 모든 것을 수용하고 품어 줄 수 있는 교회로 자리매김을 하도록 힘쓸 수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이 우리 어머니 된 교회의 모습이다. 모순과 상처가 없어야 하는 곳이 교회라고 생각되지만 교회 안에 있는 모순과 상처와 아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철없는 아이를 품어 안은 모성애를 갖게 될 것이고, 이러할 때 우리는 교회를 통하여 온갖 아픔을 안는 우리를 안아주시는 어머니의 사랑의 근원이 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병든 자를 어루만지시며 가난한 자를 돌보시며 죄인들의 손을 잡아 생명 주셨던 예수님의 손을 경험 할 수 있는 성숙한 교회의 모습인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영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의 크고 작은 모든 교회를 나의 교구로 생각하면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내와 번갈아 운전을 하면서 여전히 작은 교회를 향한다. 그리고 어느 교회 강단에 엎드릴지라도 강단을 적시는 눈물의 기도 한마디가 있다
“한국교회가 초대교회로 돌아가 십자가 보혈과 능력과 사랑으로 충만하여 어머니 마음 같은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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