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복음병원 전경.jpg▲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장 강영안 장로) 산하 복음병원 교수협의회(회장 정호중 교수)가 29일 법인 강영안 이사장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최근 강 이사장이 복음병원 교직원에게 발송한 메시지에 대한 반박성 내용을 담고 있다. 의대교수들은 “최근 발생한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진심으로 자성합니다”며 최근 사건에 대해 모든 구성원들이 깊이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강 이사장의 메시지에 대한 반박성 내용도 담고 있다. 교수들은 “불법 리베이트가 드러난 이후 신속히 대처하여야 할 최종 책임이 있는 이사장님은 적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태의 위중함을 간과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이런 엄중한 시점에서 이사장님의 공개서신은 리베이트 관련 사항을 넘어서 병원 경영 전반의 문제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며 이사장 메시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강 이사장은 ‘친애하는 복음병원 구성원 여러분’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복음병원 리베이트 사건과 직위해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강영안 이사장의 메시지와 복음병원 교수협의회의 공개서한이다.
 
친애하는 복음병원 구성원 여러분,
우리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문안을 드립니다. 65년 전 전쟁의 참화 속에 이 땅의 병든 무리들을 돌보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복음병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복음병원은 미국에서 헌금을 모아온 전영창 교장 선생님, 탁월한 사랑과 의술로 환자들을 섬긴 장기려 박사님, 이 분 뒤를 이어 병원을 일구신 박영훈 원장님 등 환우들을 겸손하게 섬긴 주의 종들의 눈물과 땀과 정성이 깃든 병원입니다.
그런데 지금 복음병원은 어떤 처지에 있습니까? 온갖 수고를 다하는 주의 종들이 1600명 넘게 일하는 병원으로 자랐지만 금품수수와 관련해 최근 드러난 일로 병원의 명예는 떨어지고 병원 경영은 당연히 어렵게 되었습니다. 두렵게 생각하는 일은 당장 닥칠 재정 손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보다 더 두려운 일은 엄청난 의료 경쟁 구도 속에 들어선 이 상황에 무엇보다 병원이 소중한 신뢰를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신뢰로, 믿음으로 사는 존재입니다. 신뢰가 없으면 밥을 먹을 수 없고 물건을 살 수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신뢰는 삶의 바탕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받는 정당한 임금과 성과급 외에 다른 방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는 의사들을 누가 신뢰하겠습니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병원 의사들은 의례히 리베이트를 받는다.”고 말이지요. “리베이트 없는 병원 어디 있느냐”고요. 그래서 저는 이사장이 되자마자 이상욱 병원장께 몇 번이나 물었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전혀 없다. 쌍벌죄가 적용되기 때문에 개인 리베이트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돌아온 답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이 일이 우연히, 재수 없어 일어난 일입니까? 여러분이 아시듯이 우리 병원이 상대하는 약품회사는 일곱 개입니다. 그런데 이번 리베이트 사건은 이 가운데 한 약품 회사의 장부가 검찰에 넘어가게 됨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약품 회사는 리베이트를 주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습니까? 우리 병원의 의사 선생님들이 누구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위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이런 일들은 닥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살인이라든지 절도라든지 거짓말이라든지 하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 그리고 그로 인해 오는 고통과 악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저지른 일입니다. 이런 위기는 만일 나의 의지로 거부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습니다. 리베이트로 발생하는 악과 고통은 당연히 이러한 종류에 속합니다. 리베이트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은 비유로 말하자면 지뢰밭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한번 두 번 받기 시작한 리베이트는 어느 듯 밭을 이루고 나도 모르게, 아니면 지나가든 사람이 밟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수많은 지뢰밭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는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 기관은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란 기치를 내걸고 있지 않습니까? 비록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지만 그럼에도 의인답게, 의롭게 살겠다는 의지가 여기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직위해제와 관련해서 많은 말을 듣고 있습니다. 기소가 되거나 징계에 회부될 때 다른 대학에서는 즉각 직위해제를 시킵니다. 그런데 우리 이사회는 이렇게 즉각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에 속한 분들에게 비리 관련 교수들을 감싸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처럼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는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구속 기소가 된 교수가 생겼을 때 곧장 직위해제 절차를 밟았어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된 까닭은 진행되고 있던 조사가 완료되어 기소되는 교수들이 나오면 그 때 일괄 직위해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교수들이 기소되었을 때도 검찰 측에서는 중간발표일 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연락을 주었기 때문에 그 때까지 기다리느라 지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병원장이나 교수협의회, 의과대 동문회, 그리고 심지어 총회 임원회조차 지난 11월 8일 이사회가 결정한 직위해제와 징계위원회 활동에 대하여 이런 저런 청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 병원 집행부는 직위 해제 시점을 12월 중순쯤으로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저에게 하였고 저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사회는 11월 8일 현재 기소된 교수들을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곧장 회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결정은 사립학교법과 정관을 따른 조치이고 우리 병원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고 엄정하게 사태를 수습해 가기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염원이 반영되었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드립니다. 그럼에도 상황을 고려하여 준비할 시간을 2주 더 부여하여 11월 28일부로 직위해제에 들어가는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교수들이 2차 기소된 것이 10월 5일인데 이사회 전만 하더라도 이미 1개월이 넘는 대비 기간이 주어졌으므로 집행부는 마땅히 대책을 충분히 세웠어야 했습니다.
병원 집행부를 위시하여 여러 분들이 선처에 관하여 얘기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선처를 이야기하기 전에 병원의 전 구성원들이 이제는 우리 병원은 “리베이트로부터 자유로운 병원”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하겠다고 해야 않겠습니까? 이번 일이 정말 ‘재수 없어’ 일어 난 일이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지금보다 더한 위기 상황으로 병원을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누구도 리베이트를 받지 않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분명히 선언하고 자정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저를 찾아온 외과 과장과 병원장에게 저는 분명하게 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교수가 구속 기소되고, 일차 선고가 떨어졌는데도 어떠한 가시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만일 이 시점에서 병원을 쇄신하지 못하면 지역의료 여건과 환경이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복음병원은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복음병원은 우리 고신교회 일부 지도자들이 주장하는 구호병원만 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복음병원은 무엇보다 일차적으로 대학병원이고 후세대 전문의들을 양성하는 교육병원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구 결과를 임상에 적용해야 저는 복음 병원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복음병원은 기독교 병원이기 때문에 부산대 병원이나 동아대 병원과 다릅니다. 대학병원과 교육병원으로 쌓은 실력을 가지고 복음병원은 선교도 하고 구호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면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탁월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복음병원의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복음병원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하되, 탁월한 의료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병원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장기려 박사님을 지금도 줄곧 롤 모델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무엇보다 신실하고 정직하고 친절하며 능력과 실력을 단단히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미덕은 병원에 근무하는 분이면 누구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어느 직급에 있든지 상관없이 모든 분에게 요구되는 것이 라 생각합니다.
현재 병원은 통상 해 오던 업무 외에도 관심 써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병원장 취임이 1년이 넘었는데도 작년 6월말 설치된 트루빔 가동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처장 부터 시작해서 부장급 인사, 과장급 인사, 계장급 인사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 인사는 자신의 전공을 따라 가장 적합한 자리로 배정되어야 직무상 불협화음을 줄이고 조직 활성화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존중받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병원 평가를 위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좀 더 친절한 병원이 되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지역 의료 환경의 변화로 인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진입하는 상황에 대한 장기 대책도 구상해야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신실하고 실력 있는 의사 선생님을 불러 모으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묵묵히, 마음을 다하여 섬기는 복음병원 구성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나간 세월 저희 이사회에 부족함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저를 비롯하여 우리 이사회는 병원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사람들로부터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 잡아 가도록 기도하고 지원 하겠습니다. 끝으로 시편 15편을 함께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 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오니이까.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그의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그의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 주지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자이니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 이다.”
2016년 11월 22일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는 강영안 드림
 
 
 
강영안 이사장님께 드리는 공개서한
코람 데오!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무엇보다도 우선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발생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모든 의대교수들을 대신하여 진심으로 자성합니다. 나아가 정직하고 청렴하며 신실해야 할 교수로서의 명예를 지키지 못하여 기관에 오명을 입히게 된 데 대해 모든 구성원에게 깊이 사죄드립니다.
우리 교수협의회는 이번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된 교수들에게 분명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베이트에 연루된 교수들은 이에 응당한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대해 어떤 이의도 없습니다. 아울러 징계처분을 하지 말아달라는 청원을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다만 진료교수들의 일괄적인 직위 해제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부속병원의 경영상 충격과 여파를 고려하시어,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분해주시기를 청원 드린 바 있습니다.
교수들의 직위해제와 징계가 일괄적이고 동시에 주어질 경우, 병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자진료공백과 의료사고위험은 물론이고, 의과대학교육 부실과 전공의 수련 문제에 이르기까지 병원과 대학이 큰 타격을 입게 될 우려가 큽니다. 일부 진료과의 경우 진료교수와 지도전문의 및 전공의 미확보로 연결되어, 대학병원 및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심각한 병원경영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현재 국내 의료계 제도와 구조상의 여건으로 볼 때, 병원 집행부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단시간 내에 이런 경영난의 타개책을 확보하고 대체인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러한 파국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수 공백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적절히 대처하기 위
한 우리기관 전체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이에 적절한 방안을 찾아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을 드린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는 일부 교수들의 윤리적 둔감함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불법 리베이트가 드러난 이후 신속히 대처하여야 할 최종 책임이 있는 이사장님은 적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태의 위중함을 간과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이런 엄중한 시점에서 이사장님의 공개서신은 리베이트 관련 사항을 넘어서 병원 경영 전반의 문제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병원장을 위시하여 의과대학과 병원의 교수들 및 모든 구성원들을 향한 날카로운 질책으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사장의 책무가 이런 것입니까? 비록 병원이 한계와 약점을 지니고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또 장점을 살리고 구성원을 독려하여 지역사회에서의 이 기관의 위상과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이끌어 내도록 하는 일은 이사장의 역할이 아닙니까?
복음병원은 오랜 세월동안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소속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그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더 많은 재정과 제도의 지원이 필요했던 때에도 구성원들의 자체 노력으로 극복해왔습니다.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을 때에도 복음병원은 경영상의 문제를 항상 구성원 내부의 이해를 조율하고 민주적인 소통과정을 거쳐서 의사결정을 해 왔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작금에 처한 병원의 인사와 장비도입을 포함한 문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복음병원의 구성원 대부분은 다른 어떤 의료기관보다도 더 정직하게, 그리고 호의와 친절 속에서, 신뢰받는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사장님의 표현대로 ‘지나간 세월 이사회에 부족함이 많았던’ 때에도 지역사회에서 굳건히 묵묵히 그리고 많은 희생을 감수하면서, 진료와 교육, 구호와 선교의 사명을 다해 왔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설령 병원의 집행부가 사회적 사안에 다소 서툴러서 이번 사태에 대해 시의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기관의 지도자이자 임면권자로서, 구성원들과 함께 소통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이사장님의 책무 또한 막중함을 인지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우리 교수협의회는 이번 사건을 밑거름 삼아, 사회를 선도하는 윤리적 자세를 다시 세우는 자정 노력을 다하여, 복음병원의 사회적 책무를 더욱 견고히 하는데 앞장설 것임을 굳게 다짐합니다.
2016년 11월 29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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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의대 교수들, 강영안 이사장에게 공개서한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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