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장병옥 장로.JPG
 
가을은 우수의 계절일까, 아니면 낭만의 계절일까? 황금물결 반짝이는 들녘을 바라보면 우울했던 마음도 가난했던 마음도 훌쩍 사라지는 것을 보면 가을은 행복하고 넉넉한 계절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가난한 자도 부한 자도 가을이 되면 모두가 평등해지는 느낌을 받다보니 가을은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누리며 살아가는 행복의 계절, 축복의 계절인 것이다. 또한 가을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주며 산으로 오라 손짓하니 낭만의 계절이 아니겠는가. 여름 내내 푸르렀던 나뭇잎이 오색빛깔 단풍으로 곱게 물들면 한 폭의 동양화로 변신을 하여 그 어떤 화가도 저토록 아름답게 펼쳐지는 세상을 그려 낼 수 없는 기막힌 장면을 연출하니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낭만적인 분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서로 손잡고 아름답고 기묘한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먼 길을 마다않고 단풍놀이를 떠나곤 한다. 가히 가을은 우리에게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을 주기도 하며 아름답고 절묘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즐겁고 신나는 계절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가을은 고독하고 쓸쓸한 계절이기도 한 것이다. 오색으로 붉게 물들었던 예쁜 단풍잎이 쓸쓸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에 하나 둘씩 떨어져 나뒹구는 모습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 한구석에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푸르고 싱싱했던 나뭇잎 태울 듯이 달려드는 한여름 태양 그 뜨거운 햇빛을 푸른 몸으로 막아주었던 강인함은 어디로 가고 가을 찬바람에 무참하게 떨어져 내리는 것일까. 푸르고 청청하여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고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시원함을 자랑하던 무쇠 같은 기운은 어디 간 것일까. 길가에 떨어져 이리저리 휩쓸리고 뒹굴고 있는 낙엽을 바라보면 우리 인생도 저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을은 우울하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마찬가지 일것이다. 이렇듯 고독하고 쓸쓸한 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한번쯤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이라는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시몬, 나무 입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의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울고 있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을 상징하고 있는 구르몽의 시에서 우리는 낙엽의 쓸쓸하고 허무함을 발견 할 수가 있다. 무심코 밟고 지나가는 낙엽 속에서 낙엽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죽은 것 같은 낙엽 영혼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낙엽에서 아프다고 고통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쩌면 구르몽은 낙엽을 바라보며 쓸쓸하고 고독한 가을날에 희망없고 기댈 곳 없는 가련한 인간의 마음 한구석을 잘 파헤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 백성들이 구르몽의 시 낙엽같이 밟히고 아파서 고통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니 어찌 슬프지 않으랴. 희망과 용기를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낙엽 같은 백성들이 권력의 줄에 기대어 평범한 사람들의 한가닥 희망을 무참히 꺾어버리고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하겠다는 잘못된 생각에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분노의 함성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정직하고 실력 있고 올바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어쩌다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가슴 아프다. 이 땅에 진정 선지자는 없는 것 일까 아니면 사무엘 같은 지도자 사사가 없어서 일까. 이제는 엎드려야 한다. 선지자 사무엘이 모이라고 외쳤던 미스바로 믿음의 백성들이 나가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허리를 동여 메고 말할 수 없는 회개와 탄식으로 죄악을 고백할 때 주님이 들으시고 응답하실 것이다. 
여호와께 나아가자 미스바로 나아가자.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이 백성의 얼굴에서 돌아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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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산] 미스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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